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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마크]홍영표 “청문회 바꾸자는 여당, 솔직히 내로남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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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Tn5NQIE9 작성일19-04-13 23:17 조회77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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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최근 인사청문회 정국을 거치면서 과로한 탓에 입 주변이 벌겋게 부르터 있다. [연합뉴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양복 안주머니엔 항상 연고가 있다. 최근 입 주변에 포진이 생겨서 틈틈이 바른다. 발병 원인은 과로와 스트레스다. 국회 운영위원회의 청와대 업무보고가 있던 4일 운영위원장(여당 원내대표의 당연직)인 그를 밀착마크했는데, 입병 난 이유를 대략 알 것 같았다. 밀착 인터뷰 시간 30분도 확보하기 힘들었다. ‘이것은 취재인가 수행인가’ 헷갈릴 정도로 따라만 다녔다. 오후 6시, 오후 11시에 두 차례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자꾸 돌발 상황이 생겨 다음 날로 미뤄야 했다. 임기를 약 한 달 남긴 여당 원내대표 밀착마크는 ‘본의 아니게’ 1박 2일 프로젝트가 됐다.




밀착마크를 한 날은 4ㆍ3 재·보선 다음 날이었다. 홍 원내대표는 오전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민심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국회의원 선거는 경남 창원 성산과 통영·고성 2곳에서, 기초의원 선거는 경북 문경과 전북 전주 등 3곳에서 치러졌는데 민주당의 성적표는 0석이었다. 민주당 후보와 단일화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자유한국당 강기윤 후보를 상대로 504표 차 신승을 거둔 게 유일한 '반쪽' 승리였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얼굴에 연고를 바르고 있다. 과로와 스트레스 탓에 입 주변에 포진이 생겨서 수시로 약을 발라야 한다. 김경희 기자












Q : 재·보선이 여당의 무덤이라지만 너무 체면치레 수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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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우리가 승리했다거나 자만하거나 할만한 결과는 아니다. 겸허하게 받아들이면서 다시 한번 신발 끈을 잘 매고 열심히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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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경남에서 0대 2가 됐어야 당이 더 정신 차렸을 거라는 의원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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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너무 비관적으로, 패배주의적으로 평가해서도 안 된다. 구조적인 한계가 있었다. 창원 성산은 지난 4번의 선거에서 우리 후보를 못 내 조직력 자체가 없었다. 통영·고성은 이군현 전 한국당 의원(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당선 무효)이 지난 총선 때 무투표 당선됐을 정도로 보수세가 강한 곳이다. 지원 유세 중에 한 나이 드신 분이 ‘박근혜 대통령이나 빨리 감옥에서 꺼내라’고 야단치셔서 우리가 더 노력을 해야 되는 지역임을 느꼈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4ㆍ3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경남 통영 고성에서 양문석 후보 지원유세를 하는 모습. 자유한국당 정점식 후보가 59.5%로 당선됐고 양 후보는 38.3% 득표에 그쳤다. [사진 홍영표 의원실]








재보선에서 국회의원 1석, 기초의원 2석을 건진 자유한국당은 한껏 고무돼 있었다. 이날 운영위 청와대 업무보고에서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재보선 결과를 보고도 그런 얘기가 나오냐”고 호통치기도 했다.




오후 3시 15분에 시작된 청와대 업무보고가 자정까지 계속되는 중간에 강원도 고성 산불이 났고 눈덩이처럼 피해가 커졌다.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은 각각 10시 40분, 11시 30분에 국회를 떠났다. 국회의원들이 위기관리 컨트롤 타워의 발을 묶어놨다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Q : 나 원내대표는 심각성을 몰랐다며 여당이 제대로 설명했어야 한다는데.






A :

제가 고성 산불이 심각하다며 운영위에서 정의용 안보실장에게 상황보고를 요구한 게 오후 9시 30분이다. 그때 정 실장이 주민들 대피령을 내렸다고 말했는데 그 이상 얼마나 더 심각하게 상황 설명을 했어야 하나. 운영위 회의 도중 컴퓨터 모니터 켜서 산불 속보 좀 보라고도 말했지 않나. 그래도 합의 안 해주면 운영위원장 직권으로 돌려보내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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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장을 나서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중 나 원내대표에게 이야기좀 하자며 회의를 정양석 한국당 원내수석부대표에게 맡기고 운영위원장실로 이동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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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 상황이 와도 밀당과 공방을 이어가는 게 작금의 여야 관계다. 두 명의 장관이 낙마한 청와대의 인사를 야당이 가만둘 리가 없었다. 운영위에서 한국당은 ‘인사 참사’라며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 김연철 통일부 장관 후보자도 자질 부족이라고 주장했다. 인사 책임자인 조국 민정수석, 조현옥 인사수석 사퇴도 촉구했다. 민주당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성범죄 의혹을 거론하며 박근혜 정부 인사 참사로 맞불을 놨다.








Q : 조-조 수석을 왜 지키려 하나.






A :

꼭 지키려고 한다기 보다 문제 제기 된 걸 보면 인사수석이나 민정수석이 책임질 일은 아니라고 보는 거다. 시스템으로 이뤄지는 인사이기 때문에 어떤 개인의 잘못이라고 할 수가 없다.







Q : 두 사람 책임이 아니라면 ‘비선(秘線) 실세’가 있는 거냐는 말도 나온다.






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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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혀 (아니다).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비선 이야기는 처음 들어보는 것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공식적인 업무체계, 이걸 굉장히 존중하는 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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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 집권하고 나서 인사청문제도 바꾸자는 건 ‘내로남불’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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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

솔직히 인정한다. 하지만 이 상태가 지속되서는 안 된다는 거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임명할 때도 27명이나 고사를 했었다고 한다. 생중계 인사청문회에서 거의 죄인 취급을 하고 인간적인 모멸감을 주는 방식이면 웬만한 사람은 하려고 하질 않는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지난 2월부터 '플라스틱 제로'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다. 4일 국회 운영위를 진행할 때도 텀블러에 든 물을 마셨다. 김경희 기자






지난 3일 민주노총 200여 명이 탄력근로제 확대 반대 시위를 하면서 국회 철제 담장을 무너뜨린 일도 홍 원내대표에겐 머리가 묵직해지는 일이다. 대우차 노조 출신인 그는 요즘 공개석상에서도 민주노총에 쓴소리를 하곤 한다. 이유를 묻자 “민주노총 지도부 일부가 아직까지 80년대 노동 운동 방식을 고수하는 게 안타까워서 그런다”고 했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 노조 간부 출신이다. 1985년 대우차 파업 때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과 단둘이 담판 회동을 해 파격적인 양보안을 얻어낸 전설 같은 일화도 전해진다. 1994년에는 민주노총 출범준비위원회에 참여했다.








Q : 국회 담장을 무너뜨린 민주노총이 비판을 받고 있다.






A :

그런 투쟁 방식은 납득이 안 된다. 탄력근로제 확대는 한국노총 등 노동계와 경영계가 정말 어렵게 사회적 합의를 이룬 건데 한국당과 민주노총이 손잡고 반대해서 법안 통과가 안 되고 있다. 사실 민주노총 지도부의 행동은 대다수 조합원의 생각과 괴리가 있다. 민주노총 조합원이 100만명을 돌파했다고 하지만 지난 번 지도부의 총파업 지시에 3200명만 참여했다. 이런 현실을 냉정하게 평가해 봐야 한다.







Q : 여당이 민주노총을 설득 안 하면 누가 하나.








A :

솔직히 말씀드리면 4ㆍ3 재·보선 때 창원 성산 지원 유세를 가려다 못 간 것도 민주노총 때문이다. 정의당에서 처음에는 와달라고 했다가, 내가 가면 민주노총이 반발하고 시끄러워지니까 오지 말라고 하더라. 민주노총이 제 지역사무실도 맨날 점거하고 규탄집회하고 그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당이 더 노력해야 하는 건 맞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의 국회 본관 집무실에는 자신의 딸이 그린 그림 '여당 원내대표'가 벽에 걸려 있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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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원내대표의 국회 집무실 벽면에는 여러 그림들이 걸려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그가 ‘여당 원내대표’라고 부르는 한 수탉 그림이다. 생물학 전공인 둘째 딸이 아버지인 여당 원내대표의 처지를 빗대 그린 상상화라고 한다. 닭의 부리는 손으로 틀어막혀 있고 칼을 쥔 또 다른 손이 꼬리 날개쪽을 위협한다. 하고 싶은 말을 맘껏 못 하고, 뒤로는 공격의 칼날을 의식해야 하는 존재가 여당 원내대표라는 의미다. 닭으로 표현한 이유는 홍 원내대표가 57년 닭띠여서란다.








Q : 원내대표되고나서 문재인 대통령 독대한 적 있나.






A :

NCND(긍정도 부정도 아님)다. 필요할 때는 요청을 드리면 만날 순 있다. 당·정·청간 여러 공식·비공식적인 채널도 있다.







Q :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과 관계는.






A :

격의 없이 지내는 편이다. 우선 나이가 같다. 나보다 늙어 보이지만…. 노 실장이 알면 화내려나? (웃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월11일 홍영표 원내대표(왼쪽 세번째) 등 더불어민주당 원내지도부를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진행했다.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왼쪽 첫번째)도 참석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삼수 끝에 오른 원내대표 자리를 이제 물려주게 되는 그에게 이번 원내대표 선거 전망을 물었다. 누가 가장 유력한지에 대해선 “의원들끼리는 원내대표 선거를 ‘귀신 선거’라고 부른다. 유권자는 128명밖에 안 되지만 최고의 선거 전문가들끼리 치르는 선거여서 예측하기 힘들다”며 즉답을 피했다. '홍영표가 특정 후보를 밀어준다'는 소문을 언급하자 “엄정 중립”이라고 일축했다.








Q : 원형탈모증까지 올 정도로 힘든 자리인데 왜들 하고 싶어할까.






A :

인터넷전문은행법,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등 이른바 '개혁 법안'을 통과시킨 건 보람된 일이다. 그치만 여당 원내대표가 이렇게까지 힘들 줄은 저도 솔직히 몰랐다. 후임에 도전하는 의원들이 지금 선거운동을 열심히 하는데 속으로는 ‘어휴, 이 힘든 걸 왜 하려고 저러나’하는 생각을 한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여야 갈등이 증폭될 거다.








홍영표 민주당 원내대표가 지난해 10월 30일 인천 부평 집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까지 자전거로 출근하고 있다. 홍 원내대표는 "운동을 좋아하지만 요즘은 바빠서 할 시간이 없다"고 말했다. [사진 홍영표 의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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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타기’가 취미인 홍 원내대표는 일주일에 한두 번 지역구(인천 부평구을)에 있는 집에서 서울 여의도 국회까지 약 30km를 1시간 40분씩 자전거로 출퇴근하곤 했다. 요즘은 차로 출퇴근을 해도 채 4시간을 못자는 날이 부지기수란다. 홍 원내대표는 “좋아하는 운동을 자주 못 하니 몸이 근질근질하다. 한 달 후면 이 생활에서 해방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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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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