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독한놈!" 홍의소녀도 고개를 외로 돌리며 입을 열었다. 그의 발이 약을 달려먹은 뒤로 범인보다 몇 배나 빨랐기에 그를 데려간 자가 도적질을시키기 시작했다. 박운랑은 다급히 마현선을 불렀다.

"흥!네놈이 먼저 죽어라!" 중년인은 허공에서 소녀의 공세가 심상치않음을 알고는 몸을 회전시키며 일장가량 솟아올라 일시에 수많은 철화를 그려내며 소녀의 전신을 감싸며 떨어져내렸다.

이장높이의 천장을 오랫동안 공중에 떠 있기엔 공력이 약했다. 두 사람도 그들에게 다가가 팔짱을 낀채 바라보았다. "사매!사매한테 좋은사람이 있어?꼭 님 만나러 가는 것같아." 이수련은 대뜸 빽 소리질렀다.

조용히 듣고 있던 장석인은 의문이 있는 듯 박운랑을 바라보며 "그럼 만경선인 이혁주 선배는 혹시 도화문과 관련이 있는 것이 아니오?" 물었다. 차한잔 마실 시간이 지난 후, 장석인은 안력을 돋구어 사방을 세세히 살펴보다가 "음!이런 곳에......!" 나즈막히 신음성을 토하며 중얼거렸다.

흑의 노인이 그 광경을 보고 "백사제! 이런 죽일년 이노부가 너를 죽이지 못하면 성을간다." 흑의노인이 일갈을 터트리며 홍의여인에게 달려들어 여인의 안면과 다리께를 쓸어 대었다.

그러나 이런 바람잡이들의 행동과 현대 TV의 녹음된 웃음소리 사이에 되 가장 눈에 띄는 유사점은 가짜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는 꿔 바람잡이들은 전혀 진짜 관객인 척하지 않은 채, 1년 내내 공。 똑같은 자리에 앉아 바람을 잡았다. 심지어 똑같은 바람잡이가 201 안 리더를 맡기도 했다. 돈을 받고 박수를 친다는 사실도 물론 숨길 생 이 없었다. 바람잡이 사업이 처음 등장하고 100년 정도 지난 어느날 런 던의 (뮤지컬 타임스)에는 이탈리아 바람잡이들이 낸 광고가 종류별 요 금과 함께 공공연히 실렸다. 사회적 증거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는사람 들은 오페라「리골레토를 감상하는 관객의 반응이든, TV 시트콤을 즐 기는 시청자의 반응이든 얼마든지 좌지우지할 수 있다. 그것도 조작된 것이 분명한 증거를 갖고 말이다 연 때' 소통과 포르셰가 사회적 증거의 원칙을 이용해 관객들의 반응을 조 작한 방법은 요즘도 그대로 이용된다. TV 코미디 프로그램에 삽입한 가짜 티 가 나는 유치한웃음소리에서 알 수 있듯이 사회적 증거가조작 되었다는 사실을 감출 필요도 없다. 가짜인 줄 알면 서도 그냥 속아에 가거나 소중한 자동 항법 장치를 포기하거나 양자택일을 할 수밖에 없 는 시청자의 딜레마를 알기에 그렇듯 제멋대로 구는 것일까? 그러나 우리를 완전히 함정에 빠뜨렸다고 의기양양해하는 사람들도 틀림없이 결정 적인 실수를 저지르게 마련이다. 그들이 사용하는 뻔뻔하고 허술 한 가짜 사회적 증거들을 잘만 활용하면 우리 도 반격의 기회를 있다.

"쾅!우르르. " 소리가 동굴안을 메아리치고 먼지와 잔돌들이 날았다. 천하의 무림세계! 정파와 사마무리들은 50년전 망한봉에서 처절한 사투를 벌여 사마무리들을 괴멸시켜 무림의 정의를 지켰으나 세월이 감에 따라 당시 싸웠던 정파인들이 하나 둘 죽고 몇 명 남지 않았다.

그는 서량에서 멀지 않은 작은 촌락에서 태어나 어려서부터 찢어지게 가난하게 살았는데 어느날 산속으로 약초를 캐러갔다가 그 날따라 희귀한 약초가 많아 캐는데 열중 하다보니 날이 저물어 그가 산을 내려 오려할때에는 너무 날이 어두워 길을 헤메고다녔다.

어느 날, 수소문하고 다니다가 일단의 무림인들과 마주쳤다. "음!이런 암기는 나도 본적이 없는데....투명한 것은 독에 오랜동안 담가 두었기에 가능하고......" 미구여는 손을 뻗어 암기를 뽑으려 하자 마추호는 다급하게 소리를 질러 만류했다.

"소저의 관찰력이 대단하군요." 감탄하며 "내가 안력을 돋구더라도 발견치 못했을 거요" 말한 후 조심스레 거미줄을 걷었다. 언제나 음산한 괴기가 실린 흑색 운무가 감싸고 있어 아무도 접근하는이가 없었다.

"말하라!" 중년인의 얼굴은 고통으로 인해 잔뜩이그러져 있었고 그의 온몸에 땀으로 젖어들었다. 어제일도 이 지방 명망있는 토호집에서 진기한 물품을 훔쳐내어 그들에게 넘겨주고 볼일보러 나왔다가 이런 봉변을 당했다.

한참을 올랐을까. 그와는 십여장 거리에 그 깊이를 가늠할 수없는 동굴이 보였다. 이수련도 발끈해 진기을 모아 한손으로 백의인의 안면을 쳤다. '저 자세는 보지 못 하던 것이다.조심치 않으면 안되겠구나' 생각을 굴리며 장검을 왼손에 쥐고 비스듬하게 일추검법 자세을 취했다. "귀하께 선수을 양보하겠소.자!공격해 보시죠" 남추는 마추호가 펼치는 검법을 보자 내심 혀을 내두르며 "네가 펼치는 검법이 혹시 일추검법이 아니냐?" "그렇소" "그래,그럼 다음 기회에 견식하기로 하지.난 볼일이 있어서......" 남추는 검을 거두며 달아나 듯 사라지자, 세 사람은 크게 웃으며 비웃었다.

"우에!이런일이!멈추어라!" 한 사람은 키가 보통사람보다 목이 하나 더있는 것처럼 컸고 얼굴에는 온통 수염으로 뒤덮혀 있어 사람인지 짐승인지 구별이 안갈 정도였다. "이놈들아!네놈들이 그렇게 나를 괄세하면 큰 벌을 받을게다." 제자들은 어이가 없어하며 서로 얼굴을 바라보다 노인을 발견하고는 급히 허리를 숙였다.

"공자는 도독질할 분같지는 않은데 어찌해서......?" 전건은 일순 곤혹스럼이 스치더니 천천히 입을 열어 설명했다. "귀하는 어디서 왔으며 왜 이 곳에 왕림하셨는지?" 중년인은 상선천의 말에 대꾸도 않은채 홍의 소녀를 바라보며 희롱하고 있었다.

"전 이 은한냥을 걸겠어요.마사형은 사형이 아끼던 옥돌을 거시는게 어때요?" 마추호는 고개를 끄덕이고 잔잔히 미소하며 생각에 잠겨들었다. '아!옥녀....그대는 지금 어디에 있소.' 그의 뇌리에 아련하게 피어오르는 한 인형이 서서히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상선천은 침묵 깨며 짧은 소리를 내며 중년의 가슴을 쾌속히 길게 베었다. 진현산의 밤은 괴이한 중년인의 출현에도 아랑곳 하지않고 새벽을 향해 곤두박질 쳐갔다. 그들의 문파는 고구려인이 세워다는 이유로 묘한 차별과 멸시를 받았으나, 청수공 장성추의 학식과 무공이 높고 덕망이 깊어 무림계에서는 그 누구도 그를 감히 깔보지못했다.

세 사람 뒤로 한백의인이 사뿐 내려서며 "아이들이 아닌가?" 흠칫 돌아선 마추호는 공손하게 읍하며 "귀하께서는 뉘신지요?" 백의인은 냉랭하게 "난 '홍사불(紅死拂) 남추'다.너희들은 누구냐?" "예 저희들은 도하문의 제자들이며 이쪽은 사부님의 딸인 이수련이라하고 소제는 마추호라 합니다." "도하문!,후후후.도하문의 조무래기들이구나." 남추는 비아냥 거리며 허세를 부렸다. 마추호는 분노가 머리끝까지 솟아 "귀하께서 어찌 저의 문파를 능멸하십니까?" 말하며 진기을 양손에 모았다.

정면석벽에 낙서인듯한 것을 발견하고는 손을 뻗어 거미줄을 걷어 보았다. 현령은 모두 처리하고 한사코 사양하는 그들의 손을 잡아끌어 조촐한 늦은 점심 상을 마련해 대접했다. "이야!이놈들아!" 전건은 험악한 인상으로 산적두목에게 다가가 발길로 그의 배를 걷어찼다.

동굴벽에 미세함 틈새가 계속이어져 동굴위까지 이어져 있었다. "그들의 수법이 악랄하기 이를데 없고,또 이 녹사혈독에는 아무도 당할 자가 없었지요.그러던 어느날 우이산에 기거하던 만경선인 이혁주이란 분이 그들을 이 우이산으로 유인해 처절한 혈투을 벌였다고 해요.그 당시 이혈투를 구경하던 많은 고수들이 자흑선 이기가 뿌려대던 이독에 중독되어 죽었다고 하고 만경선인도 그 독에 중독되어 해약을 만들다,이곳에서 숨을 거두었다고 전해지죠." 이야기가 끝나자 박운랑은 가볍게 한숨을 내쉬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