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줄면 좋겠다”는 어느 의사 이야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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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달려라 작성일19-01-18 11:26 조회9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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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영등포 쪽방촌서 무료 진료 ‘요셉의원’ 신완식 원장
ㆍ10년째 본인 월급도 안 받아 “찾는 환자들이 준다는 것은 사회가 튼튼해졌다는거죠?”
신완식 원장이 지난 21일 서울 요셉의원에서 환자와 상담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며칠 전이 생일이었죠? 날씨도 추운데 따뜻하게 입고 오지.”
백발의 의사가 환자를 보며 말했다. 환자는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어디 더 아픈 건 아니죠?”라고 의사가 다시 묻자 환자가 소리를 질렀다.
“진료 확인서나 줘요!” 갑작스러운 고성에 진료실은 긴장감이 감돌았다.
의사는 별일 아니라는 듯 “얼른 써줄게. 기분 풀어요”라며 환자 손을 잡고 다독였다.
요셉의원 신완식 원장(68)의 진료실 풍경은 그가 왜 ‘영등포 쪽방촌의 등불’로 불리는지 알게 했다.
지난 21일 서울 영등포 요셉의원에서 신 원장을 만났다.
돌발 상황을 목격한 뒤라 “힘들지 않냐”는 질문부터 했다.
신 원장은 “환자들이 마음에 단단한 갑옷을 두르고 있다는 것만 이해하면 기분 나쁠 것도 없고요”라고 말했다.
요셉의원은 ‘쪽방촌’이라고 불리는 지역에 있다.
1987년 신림동에서 문을 연 요셉의원은 재개발 문제로 1997년 지금 위치로 이전했다.
병원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노숙인·행려병자들이다.
신 원장은 초대 고 선우경식 원장에 이어 2009년 병원장에 취임했다.
요셉의원 치료비가 ‘무료’인 만큼 신 원장 역시 10년째 월급을 받지 않고 있다.
신 원장은 ‘잘나가는’ 의사였다.
여의도 성모병원 내과과장까지 지낸 감염내과 분야 권위자였다. 정년을 6년 앞둔 2009년 돌연 사표를 냈다.
“정년까지 교수할 생각이 없었어요”라며 대수롭지 않게 말했지만 그는 언젠가는 ‘봉사하는 의사’로 살겠다고 일찌감치 목표를 세운 터였다.
“막상 봉사하려고 했더니 준비할 게 너무 많았어요. 봉사정신, 체력, 경제적·시간적 여유도 필요했는데 그중에서 사람들과 잘 어울릴 수 있는 기술도 있어야 하더라고요. 일부러 농담도 건네고 하면서 연습을 많이 했죠. 이제 할 수 있겠다 싶은 시점에 사표를 냈어요.”
요셉의원은 최영식 신부 제안으로 오게 됐다.
2008년 선우 원장이별세하면서 요셉의원 존폐 기로에 섰던 때다.
“쪽방촌에는 결핵이나 감염질환 환자들이 많겠더라고요. 내 의술이 도움이 될 수 있겠다 싶어 받아들였죠.”
신 원장은 10여년 일상 대부분을 요셉의원에서 보냈다. 슬픈 일도 겪었다.
지난해 신 원장을 지지하던 아내가 세상을 떠났다.
올해 4월 식도암 판정을 받고 입원 치료도 받았다. 암투병 중에도 병원에 나와 화제가 됐다.
기쁜 일도 있었다.
지난 7월 중외학술복지재단이 주는 제6회 성천상을 받았다. 상금 1억원은 기부했다.
“머리털 나고 그렇게 많은 돈은 처음 받았는데 머리가 아프더라고요. 그래서 봉사 단체에 나눠 드렸어요.”
고민거리도 생겼다. 병원 자리는 ‘도시재생 사업지’다.
“서울시에서 병원을 이전하라고 하면 옮기긴 해야 하는데 밖에서 잘 보이지 않는 곳으로 가라고 할까 봐 걱정이에요. 역에서 2㎞ 이상 떨어지면 환자들이 찾아오기 쉽지 않을 텐데….”
새해 소망은 요셉의원을 찾는 환자가 줄어드는 것이다.
“우리 사회 안전망이 더 튼튼해진다는 뜻일 테니까요.”
원장 일을 언제까지 할지 물었다. 그는 “계속 봉사하고 싶다. 선우경식, 신완식을 이을 사람도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32&aid=0002913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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