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연합,20대남성단체,공익제보자모임............
"입막음용으로밖에 안 보여"
폭로 6일만에 뒤늦게 논평
참여연대가 청와대의 적자(赤字) 국채 발행 압박과 기획재정부의 민간 기업 사장 교체 개입 의혹을 폭로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사건과 관련해 4일 정부에 "신 전 사무관에 대한 고발을 철회하라"고 했다.
참여연대는 이날 오후 '신재민 전 사무관에 대한 기재부의 고발은 지나치다'는 논평을 내고 "내부 고발을 가로막는 고발과 소송 남발, 인신공격을 지양해야 한다"고 했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달 29일 폭로를 시작했다. 하지만 참여연대, 민변 등 '공익 제보자 보호'를 주장했던 진보 단체들은 침묵했다. 지난 3일 신 전 사무관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하고 "정권이 바뀌니 시민단체가 이중적인 태도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자 6일 만에 논평을 낸 것이다.
정국정(왼쪽) 대표와 2015년 당시 민주당 의원이었던 문재인 대통령. /정국정 대표참여연대는 이날 "전직 공무원이 자신이 보기에 부당하다고 생각한 사안을 공개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고발부터 하고 보는 행태는 입막음을 위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기재부가 스스로 해명했듯 정책적 의견 제시와 협의일 뿐이라면, 그 배경과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면 될 일"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내부 고발에) 고소·고발로 대응했던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달리 이번 사건을 정책 결정과 추진 과정에 관한 정보들을 투명하게 공개해 국민의 신뢰를 얻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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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연대는 "가증스럽기 짝이 없다"(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며 신 전 사무관에 대해 인신공격 발언을 한 여당 의원들도 비판했다. "정책적 반박이나 설명을 내놓았어야 할 여당과 일부 의원이 공개적으로 인신공격을 퍼붓는 행태는 또 다른 숨은 내부 제보자들을 위축시키는 효과로 이어진다"고 했다.
공익 제보자들이 모인 시민단체도 정부 대응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내겠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공익제보자모임' 정국정(56) 대표
는 이날 본지 통화에서 "정부나 여당이 지금처럼 제보자를 헐뜯고 수사하는 식으로 입을 막으려 한다면 앞으로 누가 내부 고발을 하겠느냐"며 "정권의 입맛에 쓴 폭로라고 해서 포용하지 않는 것이 그들이 말하는 촛불 정신이냐"고 했다. 이 단체에는 공익 제보자 6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정 대표는 "2012, 2017년 대선 때 모두 공익 제보자 보호를 공약했던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최근 신 전 사무관과 김 수사관에 대한 정부·여당의 대응을 보면서 상당수 회원이 큰 실망을 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2012년 12월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공익 제보자들을 모아놓고 '우리가 보호해주겠다'고 한 말이 아직 생생하다"고 했다.
정 대표는 한 대기업에서 납품 비리를 고발한 후 해고돼 공익 제보자 보호 운동을 해왔다. 공익제보자모임에는 2002년 공군 차세대 전투기 사업 의혹을 제기한 조주형 전 대령(당시 공군시험평가단 부단장), 2010년 우정사업본부 사업 관련 업계 로비를 제보한 이용석 전 연세대 교수, 2012년 인사 비리를 고발했던 심평강 전 전북소방안전본부장 등이 참여하고 있다.
정 대표는 "오는 7일 회원들과 모임을 열고 문구를 확정해 비판 성명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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