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무역전쟁 2라운드… EU에 112억달러 보복관세 착수
작성자 45WOb5qPo
작성일 19-06-05 1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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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에어버스 보조금 지급 부당" WTO에 항소 6월 최종결과 나와
USTR, 판정 즉시 관세부과 예정.. 中, 양측 균열 틈타 이득 취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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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중국과 무역전쟁 마무리에 들어간 미국이 약 15년 된 무역 분쟁을 계기로 유럽연합(EU)과 새로운 무역전쟁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은 일단 오는 6월까지 세계무역기구(WTO)의 결정을 기다린다고 했지만 중국의 불공정 무역에 대항해 함께 손을 잡자고 미국에 촉구했던 EU는 입장이 난처하게 됐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미 무역대표부(USTR)는 8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무역법 301조에 따라 112억달러(약 12조7937억원) 규모의 EU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매기는 절차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해묵은 분쟁, 전쟁으로 확대
사건의 발단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 정부는 EU가 유럽 항공기 제작사인 에어버스에 부당한 보조금을 지급해 미 경제업체인 보잉이 피해를 입었다며 WTO에 EU를 제소했다. WTO는 이후 판정에서 EU의 보조금 지급 사실을 인정했으나 미 정부는 해당 판정에도 불구하고 EU의 행태가 달라지지 않았다며 WTO 항소기구에 이를 다시 가져갔다. 항소기구는 지난해 5월에 "EU가 고가의 대형 여객기에 지급한 보조금은 미국의 이익에 심각한 악영향을 끼쳤다"는 판정을 내렸다. USTR은 이번 발표에서 에어버스로 인한 미국의 피해액이 연간 112억달러라며 보복관세를 물릴 같은 규모의 EU산 수입품 예비 목록을 공개하고 공공 의견 수렴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양자간 다툼은 현재 WTO에서 EU의 이의제기로 인해 조정을 거치고 있어 최종 결과는 오는 6월에 나올 전망이다.
USTR은 WTO의 판정이 나오는 즉시 보복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다. USTR이 공개한 보복관세 대상에는 에어버스 항공기뿐만 아니라 자전거 등 공산품과 와인 및 치즈같은 농축산물, 해산물까지 포함됐다. 이번에 동원된 무역법 301조는 무역상대방의 불공정 행위에 보복할 수 있는 권한을 명시한 법으로 미국은 지난해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보복관세를 물릴 때도 같은 조항을 이용했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USTR 대표는 8일 발표에서 "이번 소송은 14년 동안 이어졌고 이제 행동할 시간이 됐다"며 "우리의 최종 목표는 대형 민항기에 대한 WTO 규칙에 어긋나는 모든 보조금을 끝내기 위해 EU와 합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U가 이러한 해로운 보조금을 끝낸다면 이에 맞서 부과된 미국의 관세도 해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美·유럽 균열, 中에 이익
이미 미국과 무역마찰을 빚고 있는 EU는 이번 조치로 부담이 더욱 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유럽산 철강과 알루미늄이 미국의 안보를 해친다며 해당 제품에 각각 25%와 10%의 보복관세를 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미국을 찾은 장 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무역전쟁 휴전을 선언하고 추가 관세를 미루겠다고 했지만 틈만 나면 보복 관세를 들먹이고 있다. 미 상무부는 지난 2월 트럼프 대통령에 철강과 같은 방식으로 EU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 25%의 보복 관세를 붙일지 여부를 조사한 보고서를 제출했다. 미국과 EU는 지난해 휴전 이후 새로운 무역협상을 모색하고 있지만 아직 공식협상을 시작하지는 못했다. 미국처럼 중국의 불공정 무역관행에 불만이 많은 EU는 미국과 손잡고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는 입장이나 미국이 손사래를 치면서 난처한 입장이다. 세실리아 말름스트룀 EU 통상담당 집행위원은 지난달 인터뷰에서도 중국의 보조금과 덤핑에 대한 규제를 촉구하며 "미국과 유럽은 이점에 동의한다. 해법이 뭔가? 우리는 중국에 대해 협력해야 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중국은 미국과 유럽의 갈등에서 활로를 찾고 있다. 지난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유럽순방에 이어 유럽을 찾은 리커창 중국 총리는 8일 벨기에 브뤼셀에 도착해 "중국과 유럽은 상호 간 중요한 협력 동반자 관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시 주석은 지난달 순방 중 이탈리아 등에서 막대한 경제협력을 얻어냈으며 리 총리는 9일 제 21회 중국·EU 정상회의에 참석해 투자 문제를 논의하기로 했다. 장밍 EU 주재 중국 대사는 8일 미 언론을 통해 유럽이 중국과 함께 자신의 길을 찾고 제 3자의 발자국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며 유럽이 미국과 다른 길을 가야 한다고 암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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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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