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잃고 쓰러진 '21개월 영아' 심폐소생술로 살려낸 울산 프런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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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울산 현대가 K리그1 2위로 도약한 날, 경기장 밖에서는 의식을 잃고 쓰러진 ‘21개월 영아’를 울산 프런트와 협력업체 사장이 심폐소생술로 기적같이 살려내 주목받고 있다.
아버지 이모(36)씨와 어머니 박모(35)씨는 생후 21개월 된 아들 창준이와 28일 울산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울산-경남전을 찾았다.
평소처럼 즐겁게 뛰놀던 창준이가 이상징후를 보인 건 후반전이었다.
박 씨는 “갑자기 아이가 컨디션이 좋아보이지 않더라”며 “경기 끝나기 전 남편과 창준이를 데리고 경기장 바깥의 주차장으로 나갔다. 그런데 갑자기 주차장에서 아이가 다리가 풀리면서 쓰러지더라”고 말했다.
창준이는 완전히 의식을 잃었고 눈동자도 흰자만 보였다고 한다.
놀란 아버지 이씨는 119에 전화를 걸었지만 아이가 숨도 쉬지 않자 황급하게 주변을 돌아봤다.
때마침 문수경기장 E1-S9 구역에서 울산 프런트와 협력업체 직원이 경기 후 팬과 선수들이 함께 하는 ‘뒤풀이마당’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씨는 창준이를 안고 직원들이 있는 뒤풀이마당 쪽으로 뛰었다.
“도와달라”는 외침에 놀란 울산 직원도 달려갔다.
무대 진행을 돕는 협력업체 고래렌탈 사장 송지헌(42) 씨가 아이를 받아들었다.
송씨는 “처음에 아이를 안았을 때 이미 몸이 딱딱하게 굳어 있더라. 그때만 하더라도 이미 목숨을 잃은 게 아닌가 싶었다”고 말했다.
송씨는 먼저 아이를 눕혔다.
그는 “과거 심폐소생술을 배운 기억을 더듬었다. 기도 유지를 하고 흉부 압박, 인공호흡을 했는데 반응이 없더라”며 “작은 아이여서 압박하는 게 조심스러웠는데 두 번째 시도에서는 갈비뼈를 다칠 수 있지만 ‘한 번 강하게 해보자’고 마음 먹었다. 그 과정에서 아이 입속에 손을 넣었는데 강하게 물더라. 살려낼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고 말했다.
여러 차례 시도 끝에 창준이는 마침내 구토를 했다.
재빠르게 송씨와 울산 직원이 달려들어 입과 코에 가득찬 토사물과 피를 빼냈다. 그 후 일사천리였다.
마케팅팀 허진영 과장, 경영지원팀 이종문 과장 등 현장에 있던 울산 직원들이 역할을 나눠 창준이의 몸을 따뜻하게 보온하고 119 구조대와 연락해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했다.
내내 오열했던 부모는 그제서야 창준이가 살았음을 느꼈다.
병원 이송길에 창준이는 조금씩 의식을 회복하면서 눈동자도 정상으로 돌아오기 시작했다.
다행히 창준이는 엑스레이, 뇌파 검사 등에서 정상 판정을 받았다. 병원 진단 결과는 ‘급성 열경련’이었다.
박씨는 “병원에서 아이 몸 상태에 따라서 열경련이 갑자기 올 수 있다더라”며 “그때 너무 경황이 없어서 감사하다는 말을 하루 지나서야 했다. 창준이를 구해주셔서 너무나 감사하다”고 말했다.
송씨는 “방금 아이 어머니와 통화했다. 잘 회복한 것 같아서 다행”이라며 “아이가 우리 쪽으로 왔을 때가 울산이 결승골을 넣은 직후였다. 팀이 이긴 것보다 더 큰 일을 울산 직원과 해낸 것 같아서 나 역시 기쁘다”고 웃었다.
심폐소생술이 보편화 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낯설고 생소한 게 사실이다.
특히 다급한 상황에서 성인이 아닌 영아를 대상으로 심폐소생술을 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울산 프런트와 협력업체 직원들이 용감하게 나서서 생명을 구해내 큰 귀감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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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sports.news.naver.com/kfootball/news/read.nhn?oid=468&aid=000044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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