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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글 넘치잖아"…댓글 광기 가까웠던 원세훈 원장 ..

작성자 김성숙1
작성일 18-09-18 06:09 | 조회 1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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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박주성 기자 =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 2009년 12월 국회 정보위 전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재판 통해 드러나는 국정원장 시절 원세훈

"盧 1주기 무렵 아고라 직접 살펴 보고 '버럭'"

"종북좌파 박원순 초장부터 싹 잘라야한다고"

열성이라기보단 광기…직원들은 "괴로웠다"

이상돈 규탄 시위 지시에 '이런 일까지 하나'


【서울=뉴시스】김현섭 기자 = "아고라를 직접 살펴보고 전화해 '좌파 글이 이렇게 넘치는데 심리전단은 뭐하냐'며 소리를 엄청나게 쳤던 게 기억난다."

지난 1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0부(부장판사 황병헌) 심리로 열린 유성옥(61) 전 심리전단장 공판에서 검찰이 공개한 유 전 단장의 조사 당시 진술이다.

고(故) 노무현(향년 62세) 전 대통령 서거 1주기 무렵인 2010년 5월이었다고 한다. 시기가 시기인만큼 인터넷 각종 게시판에는 추모 글과 함께 이명박정부를 비난하는 내용이 많이 올라왔다. 이를 직접 보고 분노한 원 전 원장이 유 전 단장에게 한 말은 "이거 그대로 놔두면 자칫 좌파에 정권 넘어갈 수 있으니 신속하게 대응하라"였다.

' MB 국정원' 정치공작 관련 재판을 통해 전해지고 있는 바에 따르면 당시 원 전 원장의 모습은 단순한 열성을 넘어 집착, 광기에 가까웠다.

그에겐 일국의 전직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도 '방어' 대상에 불과했다.

15일 재판에서 검찰이 공개한 국정원 작성 문건에는 '2009년 6월2일 노무현 자살 관련'이라는 부분이 나온다.

온·오프라인 심리전 활동 내역이 상세히 기재돼있는데 아고라 활동은 물론 노 전 대통령 죽음을 악용하는 (당시) 야권의 이중성을 비판한다는 내용도 있다. 노 전 대통령이 서거(2009년 5월23일)한 지 열흘도 채 안 됐을 때다.

검찰에 따르면 유 전 단장은 조사에서 "원 전 원장 취임 직후 심리전단 내에 외곽팀이 구성됐다. 원 전 원장이 외곽팀 확대를 지시하고 총력전을 독려했다. 수 차례 외부조력자를 동원해 댓글 등 작업을 하라고 지시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원 전 원장에게 '종북좌파'였고 주 경계대상이었다.

유 전 단장은 "원 전 원장은 박원순을 매우 싫어했다. 종북좌파이고 대통령 꿈이 있는 사람이므로 초장부터 싹을 잘라야 한다는 지시를 많이 했다. 박원순에 대해 압박 지시를 많이 했던 기억이 있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서울=뉴시스】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지난해 8월3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원 댓글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서 징역 4년을 구형받고 구속돼 호송차로 향하고 있다. 2017.12.29. (사진=뉴시스 DB )


수장의 비이성적 업무 지시에 부하들은 혼란스럽고 괴로웠다.

어버이연합 담당 '방어팀' 소속이었던 박모씨는 "정치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는 내부 분위기가 있었지만 안 따를 수 없었다"며 "어버이연합을 동원한 건 국정원이 정치에 전면 관여한 행위이다. 매우 잘못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원 전 원장 취임 이후 방어팀 숫자가 늘어난 것으로 기억한다"고도 밝혔다.

팀장이었던 윤모씨는 "방어팀 업무는 국가 대남 심리전 활동이었는데 원 전 원장이 오고 나서는 보수단체 동원 시위 부서로 변질됐다. 이상돈 교수의 집인지 학교인지에서 시위를 하라고 해서 속으로 '이런 일도 해야 하나'라는 생각에 자괴감도 들고 괴로웠다"고 떠올렸다.

이어 "유 전 단장이 원 전 원장 주재 회의를 다녀와서 (이상돈 규탄 시위를) 하라고 했기 때문에 원 전 원장 지시라고 생각하고 있다. 당시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검찰에 털어놨다.

유 전 단장 역시 "원 전 원장이 정치관여 행위를 노골적으로 주문했고, 순종하지 않으니까 충북지부장으로 좌천시키고 강제퇴직까지 하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국정원 직원 백모씨는 "원 전 원장 취임 후 유 전 단장이 잘 보이려고 원 전 원장이 좋아할만한 '히까리' 사건을 많이 찾아내려고 한 것 같다"고 말했다.

'히까리'는 티가 나는 행동을 의미하는 국정원 직원들 용어라고 한다. 검찰은 "원장이 관심있는 게 북한 실상이 아니라 소위 국내 종북세력에 대한 것이냐"고 백씨에게 묻자 "네"라고 대답했다고 밝혔다.

심리전단은 2010년 10월께 ▲사이버 여론전 우위 확보 ▲젊은층 인기공간 집중 공략 ▲좌파 선동 무력화 등을 골자로 하는 '젊은층 우군화 심리전 강화방안'이라는 프레젠테이션 업무보고를 한 적이 있다.

이와 관련된 '원장님 말씀자료'에 따르면 원 전 원장은 "심리전단만 할 게 아니라 국정원 전반에서 해야 할 업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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