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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불량배 박근혜에 삥 뜯긴 바보 역할 맡았다"

작성자 김성숙1
작성일 18-09-02 04:38 | 조회 2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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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팟인터뷰] ‘삼성 저격수’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오마이뉴스 이주연 기자]

'재벌 3·5 법칙'은 이번에도 통했다.

1심에서 실형 선고를 받은 후, 2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하며 풀어주는 3·5 법칙의 마법은, 재벌 총수에게 여지없이 적용됐다.

집행유예 5년이 아니라 4년으로, 살짝 변주된 판결을 받고 이재용 삼성그룹 부회장은 구속 353일 만에 유유히 집으로 돌아갔다.

'삼성저격수'로 불리는 박용진 더불어민주당(서울 강북구을) 의원은 "예상했던 일"이라고 했다.

"1심 판결 형량이 너무 작아 빠져나갈 길을 터줬구나 싶었다"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와 1심 재판부가 " 1심 형량은 적게하고 항소심은 집행유예로, 곤혹스러운 역할 분배를 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6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박 의원은 "이재용이 박근혜 전 대통령보다 더 큰 권력을 갖고 있음이 드러난 것"이라며 "(결론적으로) 불량배 박근혜에게 삥 뜯긴 바보 역할, '머저리 연극'을 이재용이 하고 나온 것"이라고 일갈했다.

박 의원은 "이재용이 풀려나는 동시에 오너리스크가 돌아온 셈"이라고 짚었다. "이번에 구속된 것도 삼성물산과 재일모직을 무리하게 병합하려다가 벌어진 일 아니냐. 또 다른 무리수가 또 다른 기업 부담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이 부회장이 풀려나는 날 박 의원의 책 <재벌은 어떻게 우리를 배신하는가>(메디치)가 출간됐다.

지난 1년 여 간 '재벌저격수'로 활동하며 마주한 '불공정한 재벌공화국'의 민낯을 정리한 책이다. 앞으로의 의정활동도 그 민낯을 파헤치는 데 집중할 예정이다.

박 의원은 "책에서 다룬 것 처럼 재벌의 지배구조, 시장독점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 등을 막아낼 수 있게 법을 개정하는 데 노력을 집중할 것"이라며 "재벌은 큰 배와 아파트도 짓지만 동네 껌도 팔고 빵도 판다, 재벌들이 시장의 공정성과 효율성을 해치지 않게 하는 것이 전체 경제에 활력을 가져올 것이다, 경제 활력을 높이는 것은 재벌 개혁에서부터 시작된다"라고 강조했다.


"삼성은 이건희·이재용 회사가 아니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 남소연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이다.

-이재용 부회장 항소심에서 집행유예 판결이 나왔다. 어떻게 보나.

"대한민국의 실질적 권력이 누구에게 있는지 보여주는 판결이다. 장충기 문자(정·관·법조·언론계 등 사회 지도층과 장충기 삼성그룹 전 미래전략실 차장이 주고 받은 '청탁' 문자)로 확인됐듯이 대한민국 모든 곳을 삼성이 장악하고 있다는 게 이번 판결로 또 드러난 것이다. 그 중 법원이 핵심이다. 김용철 변호사 증언에 따르면 국회의원에게 주는 것은 그야말로 떡값이고 국세청과 법원에 나가는 돈이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그들의 노후를 두루 살펴준다고 하더라.1심 판결 형량이 너무 적아서 빠져나갈 길을 터줬구나 싶었다. 곤혹스러운 역할을 분배한 것이다. 1심은 형량 작게, 항소심은 집행유예로. 판결문을 봤는데 삼성 변호인단 변론 요지서를 그대로 가져와 읽는 줄 알았다."

-이재용이 최순실-박근혜 게이트에 연루된 것 자체가 경영권 승계를 위해 무리수를 두다가 벌어진 일이다.

"판결을 거칠게 요약하자면, 이재용이 머저리 연극하고 나온 거다. 불량배에게 삥 뜯긴 바보 역할을 이재용이 맡았다. 겁박한 불량배는 박근혜, 불량배 꼬봉(하수인)이 최순실이다. 이재용이 전직 대통령 보다 더 큰 권한과 권력을 갖고 있음이 드러났다. 결국 박근혜가 독박 쓰게 된 구조 아닌가."

-풀려난 이 부회장은 경영권 승계 작업에 박차를 가하겠다.

"이재용 부재 중에 삼성은 최대 호황을 누렸다. 그런데 이재용이 풀려나는 동시에 오너리스크가 돌아온 셈이다. 삼성전자는 1년 안에 가장 어려운 일을 당하게 될 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사망하면 삼성생명 지배권이 흔들리게 된다. 이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을 20.1% 갖고 있는데 이걸 상속받게 되면 반토막이 난다. 그렇게 되면 2대 주주였던 삼성물산이 1대주주가 되는데 금산분리 때문에 삼성생명의 1대 주주가 될 수 없다. 결국 삼성생명에 대한 확고한 지배가 무너져서, 삼성생명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전자 8.13% 지배력이 상실되는 거다.

삼성은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 살지에 대해 집중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아버지 재산을 이재용이 무사히 인계 받을까에 집중할 거다. 이번에 구속된 것도 삼성물산과 재일모직을 무리하게 합병하려다가 벌어진 일 아니냐. 또 다른 무리수가 또 다른 기업 부담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 일반 국민들에게는 굉장히 복잡하고 어려운 문제다. 아들한테 회사 물려주겠다는데 뭐가 문제냐 할 수도 있다.

"일단, 삼성은 이건희의 회사가 아니다. 주식회사는 주식 보유 숫자를 갖고 책임과 권한을 행사하는 구조다. 이건희 회장이 삼성전자 주식 3.4%, 이재용은 0.6% 갖고 있다. 다 합쳐봐야 5%도 안 되는 지분율을 갖은 사람들이 어떻게 삼성그룹 오너가 되나. 삼성전자는 주주들의 재산이지 사적 재산이 아니다. 그럼 어떻게 오너 행사를 하냐, 계열사가 갖고 있는 주식을 모두 합치면 18%인데 그걸로 최대 지분을 형성한 거다. 삼성생명이 전자 주식의 8.13%를 갖고 있는데 이건 삼성 생명 유배당 계약자, 보험가입자들의 돈으로 만든 거다. 그게 왜 자기들 것인가. 삼성생명 계약자의 이익에 손실을 주고 삼성생명 주식 주주들에게도 불이익을 주고 삼성 물산의 주주들에게도 불이익을 주면서 삼성전자를 장악하기 위해 지분을 획득하고 있는 구조다. 따라서 아버지 재산이 아니다. 그것을 자신들 재산인 거처럼 하는 거 자체가 허구다."

-국회 입성 후 재벌 개혁에 집중해왔다, 이유가 무엇인가.

"대학 운동권일 때 반독점 재벌 개혁을 부르짖었다. 일상적으로 재벌 개혁을 얘기했다. 그런데 막상 국회의원이 되고 나니 뭐가 재벌 개혁인지 모르겠더라. 막연한 구호가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과 성과, 결과가 나와야 겠더라. 삼성 관련해서 지배구조 문제, 현대자동차는 시장 독점의 폐해, 미래에셋 관련해서는 꼼수로 법 규제를 피해나가는 모습을 지적하고 문제 삼았다. 그런 내용들을 <재벌은 어떻게 우리를 배신하는가> 책에 담았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책 <재벌은 어떻게 우리를 배신하는가>
ⓒ 메디치


-책에 삼성의 전방위적 '로비'를 지적한 부분도 있더라. 재벌 개혁 일을 주로 해 온 김성영 보좌관을 채용하려고 했을 때 그 점을 크게 느꼈겠다.

"김성영 보좌관을 채용하려고 결정한 걸 수석보좌관과 나 둘만 알았는데, 바로 그 다음 날 네 군데에서 전화를 받았다. 수석 보좌관은 더 많은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 굉장히 구체적인 비리를 제보하고, 근데 그게 다 사실이 아니었다. 놀랐다. 아마 누군가는 박용진과 김성영의 결합에 공포심을 느꼈던 거 같다. 오히려 그런 압박이 들어오니 '이 정도면 됐다' 싶더라."


"금융위 모피아들이야 말로 개혁 대상"

- 현재 국회에는 일명 '이재용법'을 비롯한 상법개정안과 공익법인의 악용을 바로잡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삼성을 위한 특혜 규정인 보험업 감독규정 개정안 등이 제출돼있다. 그러나 처리가 쉽지 않아 보인다.

"개혁법안이라고 항상 밥상 위에는 올라간다. 통과가 정말 어렵다. 삼성생명과 관련된 특혜를 없애는 금융 관련 개혁법은 금융위가 반대한다. 국회 법안 통과는 자유한국당이 반대한다. 이재용 집행유예 판결을 듣고 경악을 해도 시원치 않을 판에 경의를 표하는 사람들과 법안 논의를 해야 하니 암담하다. 개혁법안이라고 이름 붙으면 통과되지 않는다. 죽자고 막으니까. 통과까지는 정말 어려운 작업이라 난감하다."

-이건희 차명계좌 과징금 부과 시한이 4월 17일이다. 법제처가 3월 안에 금융위에 이건희 차명계좌 법령해석을 회신하겠다고 밝힌 것은 긍정적 신호로 읽히나.

"시간이 없다. 금융위가 이건희 차명계좌에 대해 과세해야 한다고 얘기하니 반대하다 나중에 가서야 입장을 바꿨다.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하니 버티다가 법제처에 유권해석으로 넘겼다. 만일 과징금을 부과해야 한다고 해석이 나오면 5개월을 시간 낭비에 시간 끌기를 한 것이다. 금융위 모피아들이야 말로 개혁 대상이다. 삼성이 이 쪽에 쏟아붓는 돈이 어마어마하다고 하지 않나.

이미 과세 당국과 금융당국의 태만함과 무책임함 때문에 증여세도 부과 못했고, 양도소득세도 제대로 못 받았고 금융실명제 위반에 대한 과징금까지 부과 못하고 있다. 국세청과 금융위에 삼성이 도대체 얼마를 찔러줬는지 모르겠지만, 그 돈으로 삼성은 어마어마한 이득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이 얻는 이득은 천문학적이다. 그만큼이 딱 사회적, 경제적 손실분이다."

-6일 대정부 질의도 같은 맥락에서 진행되나.

"이건희 차명계좌를 보면, 특검 자체가 엉터리 수사했다는 확신이 든다. 재수사 대상임을 촉구할 예정이다. 또 과징금 문제에 대해 보다 실효성 있고 빠른 집행을 촉구할 생각이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sid1=100&oid=047&aid=00021778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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