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아리는 제2의 심장, 하루 7000보 걸으면 힘찬 박동 [기사]
작성자 김성숙1
작성일 18-08-20 00:40
조회 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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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아리 부실 땐 혈액순환 반토막
산소·영양소·호르몬 운반에 이상
혈전 생겨 심장마비 부를 수도
같은 자세로 장시간 있어도 위험
등산·자전거 등으로 근육 키워야
몸에는 정맥·동맥 등 혈관이 고속도로처럼 복잡하게 연결돼 있다. 혈관을 통해 약 5000㏄의 혈액이 전신을 돌아다닌다. 혈액은 몸의 기능과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한 영양분·호르몬을 운반한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않으면 온몸에 영양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증상과 질병을 유발한다. 한국인에게 흔한 동맥경화·당뇨병·고혈압이 있을 때 혈액순환이 저하되기 쉽다.
혈액순환의 일등공신은 심장이다. 심장은 몸속에서 펌프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피를 받아들였다가 온몸으로 내보낸다. 산소·영양소를 담은 혈액을 각 신체기관에 고루 전달한 후 이산화탄소·노폐물이 많은 혈액을 수거한다. 혈액은 중력 때문에 70%가 하체에 몰려 있다. 심장은 수축력을 발휘해 하체의 혈액을 되돌아오게 해야 한다. 이때 심장이 노화하거나 약하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노폐물이 쌓인 혈액이 말초기관에 정체돼 손발이 저리고 붓는 증세가 시작된다. 심하면 어깨 결림, 현기증, 만성 피로, 통증으로 인한 보행장애 등이 나타난다.
종아리 근육 수축·이완해 정맥 순환
중력 때문에 혈액이 손이나 다리로 내려가는 건 쉽다. 하지만 하체에 있는 혈액을 상체로 끌어올리는 건 심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심장에 부담이 계속 가해질 경우 심장의 근육은 점차 노화해 심부전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심장을 보조해 원활한 혈액순환을 돕는 게 ‘종아리 근육’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는 “종아리 근육은 하체의 펌프 기능을 한다”며 “다리로 내려간 혈액을 심장으로 올리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제2의 심장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종아리 근육에는 정맥이 모여 있다. 걸을 때마다 종아리 근육은 수축·이완을 반복하는데, 이것이 정맥혈을 심장으로 올려 보내는 원동력이 된다.
종아리가 순환 기능을 보조하지 못할 때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첫째는 혈전(핏덩어리) 생성이다. 종아리에 혈액이 고여 있으면 피가 굳어 혈전이 생길 수 있다. 혈전이 위험한 이유는 다른 장기로 옮겨갈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혈전이 떨어져 나와 우심방, 우심실을 거쳐 폐동맥으로 흘러가면 폐색전증을 유발한다. 갑작스럽게 폐동맥이 막힐 경우 심장마비가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 다리에 혈전이 생기면 종아리에 부종이 생기고 통증이 나타난다. 혈전이 폐색전증을 일으켰을 때는 호흡곤란·심한 흉통이 동반된다.
둘째는 혈관이 확장돼 혈액이 역류할 수 있다. 정맥 속에는 얇은 판막이 있어 혈액순환을 할 때 피가 역류하는 걸 막아준다. 종아리 근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근육 안팎의 정맥이 늘어나 판막 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 조진현 교수는 “정맥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정맥 내 판막이 약해질 때 혈액이 역류하면서 하지 정맥류가 나타난다”며 “하지 정맥류가 생기면 다리가 묵직하고 통증이 있으며 자주 쥐가 나는 증상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종아리 근육의 펌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는 혈관 초음파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해 깁스를 오래 한 사람이나 척추·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뇌졸중 환자는 종아리 근육의 펌프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압박스타킹은 종아리 근육의 펌프 기능을 보조하는 데 효과적이다. 발목은 강하게 압박하고 위로 갈수록 압박이 약해져 정맥혈을 심장 쪽으로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펌프 작용을 대신해주는 장치(공기 압박기)도 있다. 하체에 간헐적으로 공기 압박을 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주는 기계로 혈류 속도를 증진한다. 정맥·동맥 질환자, 다리에 궤양이 있는 환자, 수술 전후 환자의 혈전을 예방하는 데 많이 쓰인다.
허리 굵고 종아리 가늘수록 동맥경화 위험
종아리는 혈액순환 기능과 함께 만성질환의 건강 지표 역할도 한다. 종아리는 심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혈액 공급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혈관은 하나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종아리에 문제가 있으면 심장·복부·경동맥 등 주요 혈관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
국제 학술지 ‘당뇨병 치료’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경우 종아리가 가늘수록 동맥경화의 위험이 컸다. 한국인 당뇨병(2형) 환자 3694명을 대상으로 허리·종아리 둘레를 측정했더니 허리가 두꺼울수록, 종아리가 얇을수록 동맥경화의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 둘레와 종아리 둘레의 차이가 클수록 동맥경화의 빈도는 더 증가했다. 연구진은 “내장지방 때문에 상복부가 비만하고 종아리가 얇을수록 동맥경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일반인에게 적용해도 무방하다. 식습관 관리와 운동으로 뱃살을 관리하고 종아리를 튼튼하게 만들면 동맥경화·지방간 등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종아리 둘레는 펌프 기능과 대체로 비례한다. 근육량을 늘리고 근육을 활발히 움직여야 기능이 활성화한다. 전문가들은 종아리 근육의 기능을 강화하려면 걷기·등산·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생활화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걷기는 심장 박동과도 같다. 하루에 최소 7000보 이상 걸어야 하지에 혈류가 정체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외부 활동을 하기 어려운 고령자는 고정식 자전거를 타면 부상의 위험 없이 종아리 근육을 단련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자세도 종아리 기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같은 자세로 지나치게 오래 서 있거나 앉아 있으면 종아리 근육 속 정맥 흐름이 정체된다. 종아리 근육의 부종이나 염증을 악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앉아서 일을 하거나 쉴 때는 발목 운동을 하면 좋다. 발목을 전후 좌우로 회전시키면 종아리가 덩달아 움직여 근육이 자극을 받는다.
김선영 기자 kim . sunyeong @ joongang . co . kr
산소·영양소·호르몬 운반에 이상
혈전 생겨 심장마비 부를 수도
같은 자세로 장시간 있어도 위험
등산·자전거 등으로 근육 키워야
[그래픽=이정권 기자
gaga
@
joongang
.
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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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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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액순환의 일등공신은 심장이다. 심장은 몸속에서 펌프 역할을 하는 기관이다.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며 끊임없이 피를 받아들였다가 온몸으로 내보낸다. 산소·영양소를 담은 혈액을 각 신체기관에 고루 전달한 후 이산화탄소·노폐물이 많은 혈액을 수거한다. 혈액은 중력 때문에 70%가 하체에 몰려 있다. 심장은 수축력을 발휘해 하체의 혈액을 되돌아오게 해야 한다. 이때 심장이 노화하거나 약하면 혈액순환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노폐물이 쌓인 혈액이 말초기관에 정체돼 손발이 저리고 붓는 증세가 시작된다. 심하면 어깨 결림, 현기증, 만성 피로, 통증으로 인한 보행장애 등이 나타난다.
종아리 근육 수축·이완해 정맥 순환
중력 때문에 혈액이 손이나 다리로 내려가는 건 쉽다. 하지만 하체에 있는 혈액을 상체로 끌어올리는 건 심장만으로는 역부족이다. 심장에 부담이 계속 가해질 경우 심장의 근육은 점차 노화해 심부전이 생길 수 있다. 이런 심장을 보조해 원활한 혈액순환을 돕는 게 ‘종아리 근육’이다. 강동경희대병원 혈관외과 조진현 교수는 “종아리 근육은 하체의 펌프 기능을 한다”며 “다리로 내려간 혈액을 심장으로 올리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제2의 심장으로 불린다”고 말했다. 종아리 근육에는 정맥이 모여 있다. 걸을 때마다 종아리 근육은 수축·이완을 반복하는데, 이것이 정맥혈을 심장으로 올려 보내는 원동력이 된다.
종아리 근육 기능 떨어지면
● 다리가 무겁고 저리다
● 거미줄 모양의 가는 실핏줄이 보인다
● 다리에 쥐가 자주 난다
● 종아리를 만지면 아프다
● 종아리가 부어 있다
● 걸을 때 통증이 느껴지고 불편하다
● 거미줄 모양의 가는 실핏줄이 보인다
● 다리에 쥐가 자주 난다
● 종아리를 만지면 아프다
● 종아리가 부어 있다
● 걸을 때 통증이 느껴지고 불편하다
둘째는 혈관이 확장돼 혈액이 역류할 수 있다. 정맥 속에는 얇은 판막이 있어 혈액순환을 할 때 피가 역류하는 걸 막아준다. 종아리 근육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 근육 안팎의 정맥이 늘어나 판막 기능에 장애를 일으킨다. 조진현 교수는 “정맥의 탄력성이 떨어지고 정맥 내 판막이 약해질 때 혈액이 역류하면서 하지 정맥류가 나타난다”며 “하지 정맥류가 생기면 다리가 묵직하고 통증이 있으며 자주 쥐가 나는 증상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종아리 근육의 펌프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여부는 혈관 초음파 검사로 확인할 수 있다. 정형외과에서 수술을 해 깁스를 오래 한 사람이나 척추·관절 수술을 받은 환자, 뇌졸중 환자는 종아리 근육의 펌프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검사를 해보는 게 좋다. 압박스타킹은 종아리 근육의 펌프 기능을 보조하는 데 효과적이다. 발목은 강하게 압박하고 위로 갈수록 압박이 약해져 정맥혈을 심장 쪽으로 유도하는 데 도움이 된다. 펌프 작용을 대신해주는 장치(공기 압박기)도 있다. 하체에 간헐적으로 공기 압박을 줘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주는 기계로 혈류 속도를 증진한다. 정맥·동맥 질환자, 다리에 궤양이 있는 환자, 수술 전후 환자의 혈전을 예방하는 데 많이 쓰인다.
허리 굵고 종아리 가늘수록 동맥경화 위험
종아리는 혈액순환 기능과 함께 만성질환의 건강 지표 역할도 한다. 종아리는 심장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 혈액 공급량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혈관은 하나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종아리에 문제가 있으면 심장·복부·경동맥 등 주요 혈관이 손상됐을 가능성이 있다.
국제 학술지 ‘당뇨병 치료’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경우 종아리가 가늘수록 동맥경화의 위험이 컸다. 한국인 당뇨병(2형) 환자 3694명을 대상으로 허리·종아리 둘레를 측정했더니 허리가 두꺼울수록, 종아리가 얇을수록 동맥경화의 발생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허리 둘레와 종아리 둘레의 차이가 클수록 동맥경화의 빈도는 더 증가했다. 연구진은 “내장지방 때문에 상복부가 비만하고 종아리가 얇을수록 동맥경화에 걸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는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했지만 일반인에게 적용해도 무방하다. 식습관 관리와 운동으로 뱃살을 관리하고 종아리를 튼튼하게 만들면 동맥경화·지방간 등 만성질환을 예방할 수 있다.
종아리 둘레는 펌프 기능과 대체로 비례한다. 근육량을 늘리고 근육을 활발히 움직여야 기능이 활성화한다. 전문가들은 종아리 근육의 기능을 강화하려면 걷기·등산·자전거 타기 등 운동을 생활화하는 게 좋다고 조언한다. 걷기는 심장 박동과도 같다. 하루에 최소 7000보 이상 걸어야 하지에 혈류가 정체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임수 교수는 “외부 활동을 하기 어려운 고령자는 고정식 자전거를 타면 부상의 위험 없이 종아리 근육을 단련하는 데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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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기자 kim . sunyeong @ joongang . co .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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