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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에게 징징대지마" NBA 출신 선수는 왜 화가 났나 ..

작성자 김성숙1
작성일 18-08-09 14:04 | 조회 1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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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로드 벤슨의 비판, '플라핑' 당연하게 여기는 인식부터 바꿔야

[오마이뉴스 이준목 기자]

▲ DB, 2연승이다  10일 오후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2차전에서 서울 SK 나이츠에 승리한 원주 DB 프로미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2018.4.10
ⓒ 연합뉴스


축구나 농구 같이 신체접촉이 잦은 구기 종목에서는 종종 심판을 현혹시키는 '눈속임 동작'을 하는 선수들이 있다.

정당한 신체접촉을 넘으면 파울이 선언되는 여러 스포츠에서 실제로는 파울을 당하지 않았음에도 심판의 파울콜을 유도하기 위해 당한 척 행동하는 것을 의미한다.

정식 용어는 '시뮬레이션(Simulation)'이라고 하고, 특히 농구에서는 '플랍(Flop)' 혹은 '플라핑(Flopping)'이라는 표현이 보편적으로 통한다.

팬들 사이에서는 마치 과장된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는 의미로 '할리우드 액션'으로 불리기도 한다.

심판 판정이라고 해도 결국 사람의 눈으로 하는 것이기에 매번 기계같이 정확할 수는 없다.

그래서 이러한 눈속임 동작을 경기 중 의도적으로 남발하는 선수들도 있다. 당연히 과장된 동작과 거짓 연기가 동반된다.

특히 농구의 파울은 상대에게 자유투를 헌납하거나 누적되면 선수가 퇴장당할 수도 있기에 할리우드 액션에 억울하게 당하는 쪽은 손해가 막심하다.

이는 룰의 허점을 이용하여 심판과 상대팀, 팬들을 모두 기만하는 행위다.

종목과 국가를 막론하고 이런 행위들은 스포츠의 페어플레이 정신에 위배되는 비신사적인 플레이로 규정하는게 보편적인 인식이다.


플라핑에 쓴소리 쏟아내는 외국인 선수들

▲ 벤슨, 내가 해결할게  10일 오후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2차전 원주 DB 프로미와 서울 SK 나이츠의 경기. DB 벤슨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2017-2018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눈속임 동작이 또다시 뜨거운 화두로 떠올랐다.

정규리그 우승팀 원주 DB 프로미는 챔피언결정전에서 서울 SK를 상대로 2연승을 거두며 통합 우승을 향한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그런데 경기 후 원주의 외국인 선수 로드 벤슨이 상대팀 서울 선수들을 향하여 "플라핑이 너무 많다"고 비판해 논란을 일으켰다.

벤슨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농구는 코트 위에서 몸싸움을 벌여야 하는 거친 운동이다. SK 선수들의 플라핑이 너무 많다. 거짓으로 아픈 척하며 파울 콜을 불어달라고 하는 것은 잘못됐다. 나는 그런 플라핑을 하지 않는다. 미국에서는 배운 적도 없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벤슨은 이날 경기 중 SK 안영준과 플라핑 문제로 가벼운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번 플레이오프 들어 플라핑에 대한 문제제기를 한 것은 벤슨이 처음이 아니다.

원주의 또다른 외국인 선수 디온테 버튼도 안양 KGC 인삼공사와의 지난 4강플레이오프 1차전 이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농구보다 심판만 쳐다보면서 파울을 불러달라고 징징대는 선수들이 있다. 그럴 시간에 농구에 집중하는 게 낫다"고 쓴소리를 하기도 했다.

물론 벤슨과 버튼의 지적은 경기에 직접 임하는 선수 입장이라는 점에서 걸러들어야 할 필요는 있다.

마치 상대팀인 서울 SK와 안양 KGC 선수들만 비신사적인 플레이를 하고 원주 DB는 플라핑과 전혀 무관하다는 식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

실제로 특정팀을 막론하고 한국농구에서 플라핑은 심각한 문제가 된지 오래다.

벤슨과 버튼의 발언은 소속을 떠나 KBL의 한 구성원으로서 한국 농구에 만연한 플라핑에 대한 원칙적인 문제제기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사실 농구팬들 사이에서 플라핑에 대한 문제제기는 아주 오래 전부터 존재했다.

논란의 심판 판정, 기술 부재 등과 함께 플라핑은 농구의 재미를 망치고 한국 농구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대표적인 적폐로 거론되어 왔다.

프로농구를 대표하는 스타플레이어들도 예외는 아니다.

문경은(서울 SK 감독), 이상민(서울 삼성 감독) 등은 현역 시절부터 잦은 할리우드 액션으로 인기만큼이나 많은 비판을 받기도 했다.

바로 벤슨과 버튼의 팀 동료이자 한국 농구의 전설로 손꼽히는 김주성(원주 DB) 역시 모범적인 이미지와 달리 전성기에는 플라핑으로 악명을 떨치던 선수 중 하나였다.

현 시대에도 변기훈(서울 SK), 이정현(전주 KCC) 등은 플라핑이 심한 선수로 자주 도마에 오르곤 한다.


눈속임, 정정당당한 '농구 기술'처럼 여겨서야

▲ 버튼, 오늘의 주인은 바로 나  10일 오후 강원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 결정 2차전 원주 DB 프로미와 서울 SK 나이츠의 경기. DB 버튼이 골밑슛을 시도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국 농구에 유독 플라핑이 관행처럼 만연한 이유는 해석이 분분하다.

일각에서는 과거 한국농구의 과격한 '폭력성 플레이'를 원인으로 지목하기도 한다.

1980, 90년대만 해도 지금처럼 농구 중계기술이 발달하지 않았고 인터넷도 없었다.

당시 코트에서는 심판의 눈을 속이거나 사각지대에서 상대 에이스급 선수에게 고의로 위해를 가하는 악질적인 플레이가 빈번했다.

실제로 난투극까지 간 경우도 여러 차례였다.

시간이 흐르면서 상대 선수들도 대처하는 요령을 터득하며 몸싸움이나 위치선정 시에 상대가 조금만 가까이 붙어도 과장된 동작으로 넘어지거나 비명을 지르는 등 소위 '연기'를 하기 시작했다.

이는 상대 선수들에게 파울콜에 대한 부담을 줄 수 있어 거친 신체접촉을 어느 정도를 제약하는 효과도 있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플라핑이 아직도 국내에서는 마치 정당한 '농구 기술'처럼 미화되는, 잘못된 인식이 남아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KBL에 적응한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선수들로부터 플라핑을 배우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많은 팬들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한국 농구에서 플라핑 문제가 제대로 공론화되지 못하는 이유는 많은 농구인들이 플라핑을 마치 지능적인 플레이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 때문이다.

심지어 농구 중계 해설자들까지 명백한 플라핑을 두고 영리한 플레이를 했다고 오히려 칭찬하는 경우를 종종 들을 수 있다.

정상적으로 파울을 유도하는 것과 거짓으로 상대를 속이는 플레이는 엄연히 다르다.

물론 한국보다 수준이 훨씬 높은 미국 NBA나 유럽농구에서도 플라핑은 엄연히 존재한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플라핑을 철저한 비매너 행위로 규정하고 사후에라도 엄중한 징계를 내린다는 점이다.

하지만 KBL에서는 플라핑을 엄격하게 적발하는 경우는 드물다. 규정상 징계는 가능하지만 실제로는 형식적인 조치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플라핑은 결코 특정 팀, 특정 선수만의 문제가 아니다.

원주든 서울이든 플라핑으로 눈속임을 하려는 선수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제재가 있어야한다.

방송중계 기술이 발전하고 사각지대가 사라진 현대 농구에서는 마음만 먹으면 경기 이후에라도 플라핑을 엄격하게 적발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KBL이 경기의 재미를 끌어올리고 싶다면 단순히 외국인 선수 신장제한이나 다득점에만 집착하기보다 바로 이런 잘못된 '농구문화'를 개선하는 것을 고민해야한다.

플라핑이야말로 농구의 재미를 해치는 대표적인 행위다. 눈속임이 만연하게 되면 심판의 휘슬도 빈번해지고 경기 흐름이 자꾸 끊기게 된다.

판정을 둘러싼 오심 논란이나 선수들간의 신뢰를 무너뜨려 감정싸움을 유발하게 될 위험성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농구팬들은 '경기'를 보러오는 것이지 '연기'를 보러오는 것이 아니다.


http://sports.news.naver.com/basketball/news/read.nhn?oid=047&aid=0002185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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