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억 기부한 팥죽 할머니 "기부의 맛 느껴보세요" [기사]
본문
아 너무나도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대단하십니다.
단팥죽 팔아 10년동안 2억넘게 기부
靑 가보니..생각보다 소탈하니 좋아
병 앓는 딸 돌보며 '도와야지' 깨달아
10억 아파트도 기부할것.."기부중독"
[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3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김은숙(팥죽가게 운영, 사랑의 열매 고액기부자)
지난 3일에 청와대에서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자들을 초청해서 점심식사를 하는 간담회가 열렸습니다. 가수 소녀시대 윤아 씨가 그 기부자 중 한 명으로 참석해서 큰 화제가 되고 보도가 됐죠. 윤아 씨가 연예인이다 보니까 상당히 주목을 받긴 했습니다마는 그 자리에 함께했던 분들을 찬찬히 들여다 보니까 우리가 한번 꼭 만나보고 싶다 싶은 분이 계셨어요. 그날 상에 차려진 단팥죽, 수정과, 식혜가 바로 이분 가게에서 온 음식이었는데. 알고 보니까 단팥죽을 팔아서 10년 동안 2억 4000만 원의 고액 기부를 한 할머님이 계셨습니다. 오늘 화제의 인터뷰에서 직접 연결을 해 보죠. 김은숙 선생님, 김은숙 할머님 연결이 돼 있습니다. 할머님 나와계세요?
◆ 김은숙> 안녕하세요.
◇ 김현정> 제가 지금 받은 자료로는 여든 되셨다고 이렇게 나와 있는데.
◆ 김은숙> 만으로 79세입니다.
◇ 김현정> 그런데 어떻게 목소리가 정정하고 고우세요?
◆ 김은숙> 그렇지 않죠. (웃음)
◇ 김현정> 그런데 음식만 할머님 가게 것이 아니고 할머님도 그날의 초청자셨던 거예요?
◆ 김은숙> 네. 제가 삼청동에 한 50년 청와대 옆에 살았는데 초청을 받아서 들어간 건 처음이었죠. 이렇게 막상 한번 가보니까 너무 생각보다 소탈하고 좋았습니다.
지난 3일 청와대에서 김정숙 여사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기부자들의 오찬 간담회가 열렸다. (제공=청와대)
◇ 김현정> 우리 할머님이 가실 만한 게 정말 대단한 게 2009년부터 지금까지 기부하신 횟수로는 총 95회, 그리고 그걸 다 모아보면 현금으로 2억 4000여 만 원. 세상에, 이 정도 되는 건 알고 계셨어요?
◆ 김은숙> 글쎄, 자세하게는 몰랐는데요. 지금 얘기 들으니까 그렇게 됐나 싶습니다.
◇ 김현정> 게다가요, 여러분. 올해 초에는 지금 소유하고 계시는 10억 원 상당의 아파트도 기부하기로 약속을 하셨다고요?
◆ 김은숙> 네, 그랬습니다.
◇ 김현정> 아니, 제가 알기로는 자녀도 두셨다고 알고 있는데 자녀들이 선뜻 ‘어머니 그렇게 하세요. 저희들 물려주지 마시고 기부하세요.’ 이렇게 했습니까?
◆ 김은숙> 아니요. 이것이 오늘 하루에 결정한 게 아니고 한 10여 년 전부터 ‘이건 내가 언젠가 어려운 사람을 위해서 내놓겠다.’ 이런 얘기를 늘 노래처럼 했습니다. 그러니까 이건 그렇게 하는 건가 보다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너무도 당연한 것, 저건 어머님이 좋은 일에 쓰신다 해서 받아들여지는... 그 자녀들도 참 훌륭한 분들이네요.
◆ 김은숙> 보통이죠, 뭐.
◇ 김현정> 대단한 할머님이십니다. 맨 처음 기부를 시작하신 게 언제인지 기억나세요?
◆ 김은숙> 그것이 우리가 예전에 월급 타서 생활할 때도 조금씩 아주 소액이지만 해 왔었어요, 그거는. 여러 군데 해 왔는데 장사를 하니까 물건을 팔고 이익금이 남으면 당연히 환원을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 김현정> 여러분, 지금 너무 쉽게 말씀하시죠. 나는 월급 받을 때도 꼬박꼬박 했었고 장사 시작하니까 돈이 돌아서 더하게 됐습니다. 이거 너무 당연하게 말씀하시는데.
◆ 김은숙> 그건 당연하죠.
◇ 김현정> 전혀 당연한 게 아닌 것이 이게 쉽게 버신 돈이 아니라 아침에 몇 시부터 나가서 일하시는 거예요.
◆ 김은숙> 처음 시작은 한 43년 전이거든요. 그때는 시작이고 끝이고 없었어요. 눈 뜨면 나와서 팔고 11시, 12시까지 문을 열어놓고 있었으니까 시작도 끝도 없죠. 그냥 잠만 자는 시간만 들어가고 일을 하면서 밥을 해 먹었고 그렇게 참 힘들었어요. 그래도 젊으니까 그렇게 해냈습니다.
◇ 김현정> 그렇게 고생해서 어렵게 번 돈이면 이걸로 저것도 사고 건물도 사서 자식들 나눠주고 이렇게 하실 것 같은데 이걸 어떻게 세상에 베풀어야겠다, 나눠야겠다 이 생각을 하셨어요?
◆ 김은숙> 다 그게 그렇게 되더라고요. 마음이 많이 아팠던 것이 그렇게 좀 좋게 바뀐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도 잘 모르겠어요. 잘했다는 생각 별로 없고 갑자기 청와대까지 초청을 받아서 가고 하는 것이 좀 부끄럽기도 하고 그랬어요.
◇ 김현정> 지금 그러셨어요. ‘아프기도 했었다.’ 이게 무슨 말씀이세요. 아픈 경험이 있었다?
◆ 김은숙> 딸아이 하나가 한 35년 전부터 신경약을 먹어야만 되는 그런 처지에 놓였을 적에 많이 고통스러웠었죠.
◇ 김현정> 따님이 어떤 정신과 질환을 앓게 되면서 굉장히 고생을 많이 하시고 아픔을 겪으신 거군요.
팥죽가게를 운영하며 총2억 4천여만원을 기부한 김은숙 님 (사진=청와대 제공)
◆ 김은숙> 많이 아팠죠. 그걸 뭐라고 표현할 수 없죠. 이래저래 병원에 다니면서 생활하고 당연히 그렇게 살아야 되는 걸로 시간이 그렇게 가르쳐주더라고요. 그러고 나니까 이렇게 아픈 사람이 나뿐이 아니고 많다는 것도 알았고 또 그런 사람들을 도와야 된다라는 마음이 절절해지더라고요. 저절로 그렇게 됩디다.
◇ 김현정> 그러니까 이게 참 내가 너무 아파봤기 때문에 나처럼 아픈 사람들 돈이 없어서 치료를 못 받고 있거나 돈 때문에 더 고생을, 이중고, 삼중고 겪는 그 사람들한테 내가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이 생각을 하신 거예요.
◆ 김은숙> 네, 그런 생각이 들죠. ‘나도 저렇게 힘들었는데.’ 대단한 걸로 얘기하시니까 좀 그렇습니다. (웃음)
◇ 김현정> 너무 당연하다고 말씀하시지만 저는 그 자체가 너무나 감동이고 배움이 됩니다. 들으시는 분들 중에 지금부터라도 쪼개서 뭔가를 좀 해야겠다 느끼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망설이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어요. 그분들에게 여러분, 나누십시오. 기부하면 뭐가 좋아지는지 한마디 좀 해 주세요.
◆ 김은숙> 기부하면 내가 기뻐요. 이게 약간 중독 비슷하게 자꾸 하고 싶은 거 있죠.
◇ 김현정> 기부 중독?
◆ 김은숙> 그냥 맛으로 따지면 하여간 맛이 있습니다. 보람도 느끼고요.
◇ 김현정> 할머님, 저도 진짜 열심히 기부해 가지고 저도 많은 건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기부해서 그 맛을 한번 봤으면 좋겠네요, 저도.
◆ 김은숙> 내는 것보다도 받는 그 기쁨이 더 크다, 이런 걸 느끼게 되죠.
◇ 김현정> 감사합니다. 제가 우리 사회를 대신해서 할머님께 감사 인사드리고요. 앞으로도 건강하시고 오래오래 그 선한 영향력을 뿜어주셔야 돼요, 할머님.
◆ 김은숙> 네. 감사합니다.
◇ 김현정> 언제 좀 맛있는 팥죽 먹으러 가보겠습니다.
◆ 김은숙> 네, 오십시오. 언제든지 반기겠습니다.
◇ 김현정>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 김은숙> 감사합니다.
◇ 김현정> 마음씨도 고우시고 목소리도 고우신 할머님이시네요. 오늘 화제의 인터뷰. 고액기부자의 한 분으로 청와대 초청받았던 팥죽 장사 할머님이세요. 김은숙 씨였습니다. (속기= 한국스마트속기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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