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직 후 첫 주말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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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출근 군대 이등병처럼 긴장 빠짝했어.
인사과 직원의 기본 교육, 필요 서류 제출, 연봉 계약서 작성, 전 사원 및 임원과 인사 후 부서에 배치됐어.
인사과 직원의 안내에 따라 부서에 마련된 내 자리에 얼타며 앉았고...
과장님이 먼저 인사해주시고 부서 내 선임들과 인사, 그 외 직속 상사님들과 인사를 함.
어색함과 긴장이 아울러져 혼돈 상태.
소심쟁이이고 사무실 분위기가 너무 조용해서 큰 소리로 인사도 못했다.
과장님과 단 둘이 회의실에 들어가 인사 및 부서 설명, 직무에 대한 질문, 이런저런 당부사항 들음.
그 후 자리에 다시 앉았어.
책상 위에는 아직 컴퓨터도 없고 휑했어.
앉아 있으니 업무 메뉴얼 및 알아야 되는 자료들을 주며 읽어보라고 하길래, 읽어봤다.
그렇게 월요일부터 주말 전까지 출근하면 메뉴얼 쳐다보는게 내 일의 전부..ㅋㅋ
첫 날은 뭐가 뭔지도 모르고 앉아서 얼어있는게 전부였어.
주머니에 손도 못 넣겠고, 구내식당 가서도 식판만 쳐다보며 밥만 허겁지겁 쳐먹음.
긴장되서 많이 먹지도 못하고, 밥을 조금만 퍼먹으니까 상사분들이 "ㅇㅇ씨는 원래 밥을 그렇게 조금 먹나?"
나는 "네 원래 양이 작습니다"
시간이 지나며 조금 낳아졌는데, 아직도 어색하고 긴장됨
.
신입이라 그런지 이번 주는 아무 터치도 없고 진짜 하루죙일 메뉴얼만 쳐다봤다.
그냥 쳐다만 보고 있자니 이러면 안 될 것 같아서, 이틀째에 주어진 컴퓨터를 켜서 메뉴얼과 다른 자료들을 내 나름대로 문서로 정리해봤음.
내가 취직한 곳이 어떤 제품을 만드는데, 현장으로 내려가서 돌아보며 설명해주셨다.
나는 수첩 들고 다 받아적은 다음에 내가 만든 문서에 또 이해한 내용을 채워넣고...
뭔가 가르쳐주시면 일단 기억한 다음에 바로 적고, 내용을 이해해보고, 문서로 정리함.
그렇게 정리하니 과장님이 3일째부터 공부한 것좀 봅시다라고 함.
그렇게 매일 퇴근 전에 과장님 앞에서 공부한 내용을 브리핑했다.
"정리도 잘했고, 알려준 내용들 기억하려는 노력도 보이고 잘했다. 근데 너무 정리하고 문서 꾸미는데 집중한 것 같다. 알려준 것만 기억하기 보단 이게 왜 이런건지 의문점을 가지고 질문해보세요" 라고 함.
그 뒤부터 문서 정리와 함께 질문할 내용을 a4용지에 쭉 써내려갔다.
그렇게 뽑은 질문들은 선임들께 물어보고 받아적고, 이해해보고, 또 문서로 정리함.
그리고 다시 브리핑..
브리핑하면서 흠 잡힌 건 없는 것 같다.
선임분이 "ㅇㅇ씨 되게 열심히 하시는 것 같아요"라고 해주셨다.
그렇게 정리한 문서가 워드 파일로 40장...
내가 문과라 글 쓰고 정리하고 한글이나 워드파일 다루는 건 잘하는데... 그 장점 잘 황용한 듯 함.
위에 과장 부장 이사 등등 높으신 직속상사들은 어려운데,
사원 선임분들은 정말 천사라고 할만큼 좋음.
사원끼리 있을 땐 서로 그냥 친구같이 장난치고 대화함.
높으신 상사들 욕은 거의 매일 듣는 듯.
소심쟁이인 탓인지 선임끼리 막 친한데 나만 얼어있으니까 더 어색하긴 했는데,
"ㅇㅇ씨 우리끼리 있을 땐 너무 그렇게 어렵게 하지 않아도 되요" 라고 해주심.
회사생황은 선임 누구 만나느냐가 90%라고 하던데, 나는 선임분들 잘 만난 것 같다.
얼마 전엔 사원끼리만 술도 먹었는데, 정말 너무 챙겨주시고 잘해주시고 편하게 해주려 하시니까 오히려 어리둥절했던 한 주...
상사분들이 선임분들한테 뭐 하라고 시키는데, 내가 가만히 앉아있지나 너무 눈치보여서 일어나면 "ㅇㅇ씨 그냥 앉아계세요 괜찮아요"라고 함.
차피 내가 일어나봤자 할 줄 아는 것도 없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의자에서 앉은 것도 아니고 일어선 것도 아니고...ㅋㅋㅋㅋ
또, 인사를 잘해야 하는데, 사무실 분위기가 너무 조용해서 크게 인사도 못하고
무엇보다 문제는 인사를 해도 누군지를 모르니,..
생산직 분들은 인사를 안해도 되는데, 나는 지금 누가 누군지 전혀 모르니까 갑갑함.
신입이라고 막 관심가져주는 것도 없음.
오히려 무관심함.
다른 부서 사람들은 다들 자기일 하기 바쁘고.
대화를 해봐야 누군지를 알고 얼굴을 익히고 인사를 하는데
다들 자기 자리 않아서 일만 하시니
갑갑하다.
난 그냥 눈치껏 선임 옆에 붙어다니면서 선임들이 인사하면 그냥 같이 인사함.
이렇게 한 주가 지났다.
출근 첫 주를 정리하면
정신 없고 의욕만 앞서는데 뭘 해야할지도 모르고 얼타고 긴장되고 어색함.
그냥 그렇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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