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층 근육의 質 높이려면… 운동에 '속도'를 더하라 [기사]
작성자 김성숙1
작성일 18-07-02 06:38
조회 1,0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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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령자 근력 운동 가이드]
노년, 속근 줄면서 보행장애 위험… 순간 큰 힘내는 '근파워' 강화해야
힘 주는 동작 때 빨리 움직여 단련… 운동 후 꾸준히 오래 단백질 섭취
노년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근육이다. 노인일수록 근육이 있어야 면역력이 강해지고 활력도 생기며, 오래 산다. 과거에는 노인에게도 스쿼트나 계단 오르기 등 근육량을 늘리는 운동법이 권장됐다. 최근에는 단순히 근육량을 늘리기보다 근육의 질까지 좋게 하는 운동법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운동에 '속도'를 더하는 운동법이다.
◇근육량 줄어든 노인, 사망·입원 위험 '최대 5배'
근육이 줄어들면 단순히 힘과 체력이 떨어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일차적으로는 보행속도와 균형 감각이 떨어져 낙상·골절 위험이 커진다. 나아가 심근경색·뇌졸중 위험도 커진다. 심장은 그 자체로 근육 덩어리인데다, 근육은 혈압·혈당을 조절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나이 들수록 근력운동이 중요하다. 이때 '속도'를 더해 운동하면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사진은 한 중년 여성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어깨·허리의 근파워 강화 운동을 하는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실제 경희대병원의 연구 결과, 특별한 질환 없이 근육량만 줄어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76% 높게 나타났다. 근감소증은 수명에도 영향을 끼친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강원도 평창군에 사는 65세 이상 노인 1343명의 건강상태를 살핀 결과, 근감소증이 있는 노인 남성은 일반 노인 남성에 비해 사망 또는 요양병원 입원 확률이 5배로 높았다. 여성 노인은 2배 이상이었다.
자신이 근감소증인지를 살피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병원에서 근육량과 악력을 측정하는 것이다. 보다 간편한 방법도 있다. 종아리 둘레를 재면 된다. 남녀 구분없이 종아리 둘레가 32㎝ 미만이면 근감소증을 의심한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가 노인 657명을 대상으로 종아리 둘레와 실제 근감소증을 확인했는데, 근감소증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82%가 종아리 둘레 32㎝ 미만이었다.
◇노인 근육, 젊은 근육과는 질도 다르다
노인이 되면 근육의 질도 나빠진다. 근육세포의 숫자뿐 아니라, 각 근육세포가 내는 힘까지 떨어지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는 근육이 특히 빨리 줄어든다. 근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장기간 힘을 지속하는 근육(지근)과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는 근육(속근)이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는 "노인의 경우 속근이 빠르게 줄어든다"며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역할 중 하나가 근육이 힘을 낼 때 쓰이는 연료인 ' ATP '를 생성하는 것인데, 노화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근력( muscle strength )'보다는 '근파워( muscle power )'가 더 빨리 저하된다. 근파워란, 가능한 한 빨리 얼마나 큰 힘을 내는지를 의미한다. 시간에 상관없이 얼마나 큰 힘을 내는지를 의미하는 근력과는 다르다.
근파워는 근력보다 신체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걷기를 예로 들면, 걸을 때 사용되는 신체 근육들이 재빨리 작동해야 문제 없이 걸을 수 있는데, 근파워의 저하에 따라 근육의 반응속도와 순간적으로 내는 힘이 떨어지고 결국 보행장애 위험이 더 커지는 것이다. 미국 터프츠대학의 인간영양연구센터에서 노인 80명을 대상으로 근력과 근파워를 각각 측정하고, 이에 따른 신체 기능 정도를 파악했다. 그 결과, 근파워가 높을수록 일어서기·걷기·집안일·식사 등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운동, 힘에 '속도'를 붙여라
이런 이유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노인의 근력 운동 방법을 개선하고 있다. 최근 ACSM (미국대학스포츠의학회)은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노인 운동에서 '속도'의 개념을 도입했다. 근파워를 높이는 것이 목적으로, 전세계 노인 운동 지침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저(低)강도의 고속 파워 운동'이 근감소증 노인의 근력뿐 아니라 근파워까지 높여 신체 기능을 개선한다고 설명한다. 운동 방법은 기존과 거의 비슷하다. 다만 힘을 주는 동작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앉았다 일어서는 운동을 예로 들면, 일어설 때 빠르게 일어서고 천천히 앉는 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는 "전통적인 저항성 운동보다 파워 운동이 강조되는 추세"라며 "속도가 더해졌을 때 근력은 똑같이 향상되면서 근파워는 더욱 향상돼 신체 기능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단백질, '천천히 오래' 보충하세요
근육의 성장을 위해 단백질을 먹는 방법도 젊었을 때와 다르다. 젊었을 때는 보통 운동 후 1~3시간 안에 보충해야 단백질의 합성 반응이 최대화된다. 반면, 노인의 경우 근육 합성 능력이 근력 운동 직후에 특별히 높지 않고, 운동 후 24시간까지로 지속된다. 근력 운동 뒤로 24시간 동안 꾸준하게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얼마나 먹느냐도 중요하다. 건강한 노인은 하루에 몸무게 1㎏당 1~1.2g을, 만성질환을 앓거나 영양불량인 노인은 1㎏당 1.2~1.5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몸무게가 65㎏인 노인을 예로 들면 건강할 경우엔 65~78g, 건강하지 않을 경우엔 78~97.5g을 먹어야 한다.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kjg@chosun.com ]
노년, 속근 줄면서 보행장애 위험… 순간 큰 힘내는 '근파워' 강화해야
힘 주는 동작 때 빨리 움직여 단련… 운동 후 꾸준히 오래 단백질 섭취
노년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것은 근육이다. 노인일수록 근육이 있어야 면역력이 강해지고 활력도 생기며, 오래 산다. 과거에는 노인에게도 스쿼트나 계단 오르기 등 근육량을 늘리는 운동법이 권장됐다. 최근에는 단순히 근육량을 늘리기보다 근육의 질까지 좋게 하는 운동법이 주목받고 있다. 기존 운동에 '속도'를 더하는 운동법이다.
◇근육량 줄어든 노인, 사망·입원 위험 '최대 5배'
근육이 줄어들면 단순히 힘과 체력이 떨어지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일차적으로는 보행속도와 균형 감각이 떨어져 낙상·골절 위험이 커진다. 나아가 심근경색·뇌졸중 위험도 커진다. 심장은 그 자체로 근육 덩어리인데다, 근육은 혈압·혈당을 조절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이다.
나이 들수록 근력운동이 중요하다. 이때 '속도'를 더해 운동하면 신체 기능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이다. 사진은 한 중년 여성이 의료진의 도움을 받아 어깨·허리의 근파워 강화 운동을 하는 모습. /신지호 헬스조선 기자
실제 경희대병원의 연구 결과, 특별한 질환 없이 근육량만 줄어도 심혈관질환 위험이 76% 높게 나타났다. 근감소증은 수명에도 영향을 끼친다. 서울아산병원에서 강원도 평창군에 사는 65세 이상 노인 1343명의 건강상태를 살핀 결과, 근감소증이 있는 노인 남성은 일반 노인 남성에 비해 사망 또는 요양병원 입원 확률이 5배로 높았다. 여성 노인은 2배 이상이었다.
자신이 근감소증인지를 살피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병원에서 근육량과 악력을 측정하는 것이다. 보다 간편한 방법도 있다. 종아리 둘레를 재면 된다. 남녀 구분없이 종아리 둘레가 32㎝ 미만이면 근감소증을 의심한다. 경희대병원 가정의학과 원장원 교수가 노인 657명을 대상으로 종아리 둘레와 실제 근감소증을 확인했는데, 근감소증으로 진단받은 환자의 82%가 종아리 둘레 32㎝ 미만이었다.
◇노인 근육, 젊은 근육과는 질도 다르다
노인이 되면 근육의 질도 나빠진다. 근육세포의 숫자뿐 아니라, 각 근육세포가 내는 힘까지 떨어지는 것이다.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는 근육이 특히 빨리 줄어든다. 근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장기간 힘을 지속하는 근육(지근)과 순간적으로 큰 힘을 내는 근육(속근)이다.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임승길 교수는 "노인의 경우 속근이 빠르게 줄어든다"며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의 역할 중 하나가 근육이 힘을 낼 때 쓰이는 연료인 ' ATP '를 생성하는 것인데, 노화로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근력( muscle strength )'보다는 '근파워( muscle power )'가 더 빨리 저하된다. 근파워란, 가능한 한 빨리 얼마나 큰 힘을 내는지를 의미한다. 시간에 상관없이 얼마나 큰 힘을 내는지를 의미하는 근력과는 다르다.
근파워는 근력보다 신체 기능에 미치는 영향이 더 크다. 걷기를 예로 들면, 걸을 때 사용되는 신체 근육들이 재빨리 작동해야 문제 없이 걸을 수 있는데, 근파워의 저하에 따라 근육의 반응속도와 순간적으로 내는 힘이 떨어지고 결국 보행장애 위험이 더 커지는 것이다. 미국 터프츠대학의 인간영양연구센터에서 노인 80명을 대상으로 근력과 근파워를 각각 측정하고, 이에 따른 신체 기능 정도를 파악했다. 그 결과, 근파워가 높을수록 일어서기·걷기·집안일·식사 등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 운동, 힘에 '속도'를 붙여라
이런 이유로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노인의 근력 운동 방법을 개선하고 있다. 최근 ACSM (미국대학스포츠의학회)은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면서 노인 운동에서 '속도'의 개념을 도입했다. 근파워를 높이는 것이 목적으로, 전세계 노인 운동 지침에 영향을 주고 있다.
가이드라인은 '저(低)강도의 고속 파워 운동'이 근감소증 노인의 근력뿐 아니라 근파워까지 높여 신체 기능을 개선한다고 설명한다. 운동 방법은 기존과 거의 비슷하다. 다만 힘을 주는 동작에서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특징이다. 앉았다 일어서는 운동을 예로 들면, 일어설 때 빠르게 일어서고 천천히 앉는 식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재활의학과 임재영 교수는 "전통적인 저항성 운동보다 파워 운동이 강조되는 추세"라며 "속도가 더해졌을 때 근력은 똑같이 향상되면서 근파워는 더욱 향상돼 신체 기능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단백질, '천천히 오래' 보충하세요
근육의 성장을 위해 단백질을 먹는 방법도 젊었을 때와 다르다. 젊었을 때는 보통 운동 후 1~3시간 안에 보충해야 단백질의 합성 반응이 최대화된다. 반면, 노인의 경우 근육 합성 능력이 근력 운동 직후에 특별히 높지 않고, 운동 후 24시간까지로 지속된다. 근력 운동 뒤로 24시간 동안 꾸준하게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얼마나 먹느냐도 중요하다. 건강한 노인은 하루에 몸무게 1㎏당 1~1.2g을, 만성질환을 앓거나 영양불량인 노인은 1㎏당 1.2~1.5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몸무게가 65㎏인 노인을 예로 들면 건강할 경우엔 65~78g, 건강하지 않을 경우엔 78~97.5g을 먹어야 한다.
[김진구 헬스조선 기자 kjg@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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