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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전에도… 객실 청소 때 변기 수세미로 컵 씻었다"

작성자 김성숙1
작성일 18-06-16 18:04 | 조회 1,9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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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직 객실 청소직원 "특급호텔 위생 무개념, 어제오늘 일 아냐"]

직원들 추가 수당 받기 위해 담당 객실수 늘리며 일해
시간에 쫓겨 위생 매뉴얼 무시… 호텔도 위생 설비 투자에 인색


지난 4일 TV 조선이 '변기 닦은 수세미로 물컵을 씻는' 서울 시내 특급 호텔들의 위생 실태를 보도했다.

'안심하고 잘 곳이 없다''특급 호텔이 이 정도면…'이라며 불안해하는 이들이 많다.

불신(不信)을 초래하는 1차 원인은 현장에서 직업윤리를 저버린 직원들에 있다.

이를 사실상 묵인하며 손님 끌기에만 골몰하는 호텔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시간 없다"며 매뉴얼 안 지키는 직원

호텔들은 변기와 세면대, 식기류를 청소할 때 쓰는 수세미·장갑 등을 구분해서 지급한다는 매뉴얼을 갖고 있다.

전·현직 호텔 직원들은 "매뉴얼을 다 지키면 맡은 객실 청소를 시간 내에 끝낼 수 없다"고 말한다.

시간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수당을 더 받기 위해 능력보다 많은 객실을 담당하기 때문이다.

특급 호텔에서 일하는 한 여성은 "하루 8~12개 방을 치우면 한 달 기본급 170만원 정도 받는다"고 했다.

대부분 배당된 것보다 4~5개의 객실을 더 청소하는 '오버룸'을 한다. 그렇게 방 하나당 5000~6000원을 추가로 받는다.

매뉴얼대로 하면 객실 1개 청소하는 데 1시간 정도 걸린다.

같은 시간에 '오버룸'까지 하면 객실 1개를 45분 정도에 끝내야 한다.

한 직원은 "양심에 찔리지만 시간에 쫓겨 결국 매뉴얼을 어기게 된다"고 했다.

그러나 장갑을 교체하고 수세미를 바꾸는데 1분이면 된다.

결국 "직업윤리 문제"라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 또 다른 호텔 직원은 "최근 호텔이 급격히 늘어 직원이 부족하다"고 했다.

전직 호텔 직원은 "10년 전에도 지금과 똑같이 변기 닦던 수세미로 물컵 씻었다.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청소 직원들의 도덕적 해이 뒤에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 특급 호텔은 청소 직원을 대부분 하도급 업체를 통해 고용한다.

인건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다. 파견근로법상 호텔이 하도급 업체 직원에게 직접 청소 교육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호텔은 하도급 업체 소속 관리감독자에게 매뉴얼을 주고 직원 교육을 시키게끔 한다.

매뉴얼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더라도 호텔이 직접 제재하기 어렵다.

하도급 업체를 통한 채용이 근본 원인이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해외 근무 경험이 많은 한 호텔 관계자는 "선진국에서도 하도급 업체를 이용하는 곳이 많다"며 "하지만 본사에서 지속적으로 감사를 하고, 각 호텔도 위생 점검에 많은 인력을 투입한다"고 했다.


◇위생에 대한 투자 꺼리는 호텔

호텔들이 위생 시설에 투자를 제대로 안 한다는 지적이 있다.

이번에 문제가 된 한 호텔에선 층마다 컵 40개가 들어가는 소형 식기 세척기 1대씩 총 15대를 갖추고 있다.

객실에 들어가는 전체 물컵은 약 8000개. 세척기 1회 가동 시간이 30분이다.

객실이 만원이라고 가정하면, 전체 컵을 식기세척기로 씻으려면 7시간 가까이 걸린다.

식기세척기 차례를 기다리지 않고 빨리 청소를 끝내기 위해 직원들이 객실 내에서 컵을 씻는 것이다.

별도 대형 식기세척기를 두고, 여벌의 물컵을 확보해야 한다.

한 호텔 관계자는 "대형기기를 구매하고 비치하는 데 큰 비용과 공간이 필요해 쉽지 않다"고 했다.

"호화 인테리어 비용 일부를 위생 시설에 더 투자하면 된다"는 의견도 나온다.

최근 국내 호텔들은 해외 유명 디자이너에게 내부 설계를 맡기거나, 고가의 명화를 사들여 로비를 미술관처럼 꾸미느라 큰돈을 쓴다.

2004년 문을 연 한 특급 호텔은 설립 비용만 3000억여 원이 들었다.

이연택 한양대 관광학부 교수는 "좋은 서비스는 보이지 않는 과정에서 시작되는 것인데, 우리나라 호텔들은 보이는 것에만 치중한다"고 했다.

문제가 된 호텔들은 사후 대책 마련에 나섰다.

한 호텔은 "직원 위생 정기 교육을 월 2회에서 4회로 늘리고, 객실 비품 청소 인력을 별도로 확보하겠다"고 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2&oid=023&aid=000335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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