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내라는줄"…불편한 '적십자회비'
작성자 김성숙1
작성일 18-06-13 12:57
조회 2,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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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세대에 지로영수증 배부, 실제 잘 몰라 납부하는 사례도]
#주부 김가영씨(가명·33)는 지난해 12월 말 자신의 아파트 우편함에서 적십자 회비 지로통지서를 발견했다. 공과금 고지서처럼 생긴 노란색 지로통지서에는 '금액 1만원'이라고 쓰여 있었다. 꼭 내야하는 것인지 헷갈렸던 김씨는 정보 검색을 통해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것임을 확인한 뒤 종이를 버렸다. 하지만 약 2달 뒤 그는 똑같은 지로통지서를 우편함에서 또 발견했다. 김씨는 "세금처럼 의무 납부도 계속 오는 것도 이상하고, 기부를 강요 받는 것 같아 불쾌했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가 '적십자회비'를 걷는 방식에 심기가 불편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로통지서 형태라 의무 납부인 줄 알고 내는 사례가 있을 뿐 아니라 안 내면 재차 날아오기도 해서다. 특히 세대마다 일일이 배부하는 방식은 세계적십자사 중 한국이 거의 유일한 것으로 나타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18년이 지났음에도 이 같은 방식이 바뀌지 않고 있다.
2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지난해 전국 25~70세 세대주에게 적십자회비 1만원 납부를 요청하는 지로통지서를 배부했다. 이로써 총 472억2484만6000원을 모금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지난해 기부에 참여하지 않은 가구에 한해 재차 지로통지서를 다시 보냈다.
적십자사는 1903년 당시 대한제국 정부가 제네바협약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1905년 처음 설립됐다. 이후 1952년말 대통령 담화문을 통해 국가적 차원에서 모금이 시작됐다. '인도주의'라는 가치를 추구하며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붕괴 등 주요 재난현장에서 인명구조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왔다.
과거에는 행정기관 공무원과 이장·통장 등 모금위원이 집집마다 방문해 현금을 직접 걷다가, 2000년부터 현행의 지로용지 배부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 같은 회비 수납 방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분명 자율적으로 기부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로용지 생김새가 전기·수도세 등 공과금고지서 등과 비슷한 탓에 의무납부로 착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실제 지로통지서를 살펴보면 노랗고 기다란 용지가 공과금고지서와 유사하게 돼 있다. 고객용의 지로영수증과 금융기관용 지로통지서가 절취선으로 나뉘어 있고, '적십자회비로 영수한다'는 문구도 담겼다. 상단에 '적십자회비는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국민성금'이라는 설명이 들어있지만, 얼핏 보기에는 의무 납부처럼 보이는 것이다.
이에 온라인상에서는 '적십자회비를 꼭 내야 하느냐'는 질문이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잘못 납부한 사례도 있다. 서울 거주 직장인 이모씨(37)는 "처음에는 적십자회비 통지서를 보고 의무적으로 내는 세금인줄 알고 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니어서 속은 기분이 들어 불쾌했다" 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씨(33)도 "모금기한까지 나와 있길래 그날까지 납부해야 하는 줄 알고 2번 냈었다"며 "자발적 기부이면 그냥 홍보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 왜 지로용지서를 계속 보내는 지 이해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적십자사가 이처럼 하는 것에 대한 '법적 근거'는 있다. 대한적십자사조직법 제8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자료요청 등)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는 업무수행에 관해 정부 협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행정안전부로부터 모금을 위해 세대주의 성명과 주소를 제공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전 세계 200여국에 달하는 적십자사 중 한국이 거의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적십자사는 "적십자회비는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며 "상부상조의 정신을 계승하고 나눔의 기부문화를 확산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주부 김가영씨(가명·33)는 지난해 12월 말 자신의 아파트 우편함에서 적십자 회비 지로통지서를 발견했다. 공과금 고지서처럼 생긴 노란색 지로통지서에는 '금액 1만원'이라고 쓰여 있었다. 꼭 내야하는 것인지 헷갈렸던 김씨는 정보 검색을 통해 자발적으로 기부하는 것임을 확인한 뒤 종이를 버렸다. 하지만 약 2달 뒤 그는 똑같은 지로통지서를 우편함에서 또 발견했다. 김씨는 "세금처럼 의무 납부도 계속 오는 것도 이상하고, 기부를 강요 받는 것 같아 불쾌했다"고 말했다.
대한적십자사가 '적십자회비'를 걷는 방식에 심기가 불편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지로통지서 형태라 의무 납부인 줄 알고 내는 사례가 있을 뿐 아니라 안 내면 재차 날아오기도 해서다. 특히 세대마다 일일이 배부하는 방식은 세계적십자사 중 한국이 거의 유일한 것으로 나타나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18년이 지났음에도 이 같은 방식이 바뀌지 않고 있다.
적십자회비가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성금임에도 불구하고 지로용지 형태로 전 세대에 배부해 '공과금' 등과 혼선을 빚게 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사진=독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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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대한적십자사에 따르면 적십자사는 지난해 전국 25~70세 세대주에게 적십자회비 1만원 납부를 요청하는 지로통지서를 배부했다. 이로써 총 472억2484만6000원을 모금했다.
이어 지난달에는 지난해 기부에 참여하지 않은 가구에 한해 재차 지로통지서를 다시 보냈다.
대한적십자사는 1905년 10월27일 고종 황제 칙령으로 처음 설립됐다/사진=대한적십자사 홈페이지 |
적십자사는 1903년 당시 대한제국 정부가 제네바협약에 가입한 것을 계기로 1905년 처음 설립됐다. 이후 1952년말 대통령 담화문을 통해 국가적 차원에서 모금이 시작됐다. '인도주의'라는 가치를 추구하며 성수대교나 삼풍백화점 붕괴 등 주요 재난현장에서 인명구조활동을 하는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해왔다.
과거에는 행정기관 공무원과 이장·통장 등 모금위원이 집집마다 방문해 현금을 직접 걷다가, 2000년부터 현행의 지로용지 배부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런데 이 같은 회비 수납 방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것. 분명 자율적으로 기부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지로용지 생김새가 전기·수도세 등 공과금고지서 등과 비슷한 탓에 의무납부로 착각하기 쉽다는 것이다.
실제 지로통지서를 살펴보면 노랗고 기다란 용지가 공과금고지서와 유사하게 돼 있다. 고객용의 지로영수증과 금융기관용 지로통지서가 절취선으로 나뉘어 있고, '적십자회비로 영수한다'는 문구도 담겼다. 상단에 '적십자회비는 자율적으로 참여하는 국민성금'이라는 설명이 들어있지만, 얼핏 보기에는 의무 납부처럼 보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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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온라인상에서는 '적십자회비를 꼭 내야 하느냐'는 질문이 18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잘못 납부한 사례도 있다. 서울 거주 직장인 이모씨(37)는 "처음에는 적십자회비 통지서를 보고 의무적으로 내는 세금인줄 알고 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아니어서 속은 기분이 들어 불쾌했다" 고 말했다.
직장인 정모씨(33)도 "모금기한까지 나와 있길래 그날까지 납부해야 하는 줄 알고 2번 냈었다"며 "자발적 기부이면 그냥 홍보만 하면 되는 것 아니냐. 왜 지로용지서를 계속 보내는 지 이해가 잘 안된다"고 말했다.
적십자사가 이처럼 하는 것에 대한 '법적 근거'는 있다. 대한적십자사조직법 제8조(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자료요청 등)에 따르면 대한적십자사는 업무수행에 관해 정부 협조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행정안전부로부터 모금을 위해 세대주의 성명과 주소를 제공 받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방식은 전 세계 200여국에 달하는 적십자사 중 한국이 거의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적십자사 직원과 그룹 VAV(브이에이브이) 지우가 지난달 12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을 방문해 주민에게 떡국 떡을 비롯한 선물상자를 전달하고 있다/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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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적십자사는 "적십자회비는 비록 적은 금액이지만 많은 국민들이 참여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며 "상부상조의 정신을 계승하고 나눔의 기부문화를 확산하는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남형도 기자 hum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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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세금으로 알고 꼬박꼬박 내는 분들 엄청 많이 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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