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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투스 매각 후 재창업 1년 만에 `홈런클래시`로 홈런

작성자 WtTmzMyVY
작성일 19-04-13 19:14 | 조회 8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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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일 해긴 대표


[재계 인사이드-158] 그와 인연이 닿은 건 지난해 3월 '대박의 꿈 이룬 '엑시트' 귀재들' 관련 기사를 쓰면서였습니다. 컴투스 공동창업자로 20여 년의 회사 경영 끝에 2013년 약 700억원에 회사를 게임빌에 매각했지요. 그리고 제주도에 내려갔답니다. 그리고 한동안 잠잠했는데요. 기사를 쓸 시점에 다시 창업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해긴'. 다소 생소한 이름이었습니다. 순우리말로 '오래오래 행복하게 산다'는 뜻이랍니다. 이영일 대표 얘기입니다.




재창업 기사가 나간 후에도 이 대표는 가끔씩 기자에게 메일로 근황을 소개해왔는데요. 창업 동기로 이 대표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가장 행복했던 시간을 되돌아보니 힘들어서 떠났던 업계와 함께한 동료들이 떠올랐고 이에 컴투스 초기 시절부터 18년간 동고동락하고, 손발을 맞췄던 동료들과 다시 의기투합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5월에는 투자 유치 소식도 들려줬습니다.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의 스톰벤처스, 세계 최대의 게임사인 중국 텐센트, 한국 스타트업 투자회사 본엔젤스, 넷마블이 코나와 함께 만든 넷마블-코나 펀드, 쿠키런으로 유명한 데브시스터즈 등 쟁쟁한 회사가 보통주 형식으로 공동 투자를 했다고 알려왔더군요. 제대로 된 기업설명회(IR)도 하지 않았는데 이 대표가 다시 움직인다니 두말 않고 투자 의향을 밝혀왔답니다. 누적 투자 금액만 100억원에 달한다네요. '대단하다' 싶었지만 당시에는 이 대표가 '재미있는 게임'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해 기사화하진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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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채 1년이 되지 않은 시점인데요.




올해 1월 드디어 첫 게임 '홈런클래시' 출시 소식이 들렸습니다. 실시간으로 전 세계 유저 간 홈런 대결을 펼치는 캐주얼 스포츠 대전 게임이라고 소개합니다. 그런데 이 게임, 초반부터 조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한국보다는 해외에서 특히 인기가 뜨거운데요.







구글플레이 게임(스포츠 장르) 부문에서는 대만에서 현지 앱 다운로드 1위, 한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에서도 5위권 내 안착했다고 합니다.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좀 더 반응이 뜨겁습니다. 대만, 도미니카공화국 등 12개국에서 앱 다운로드 1위를 했고 대만, 도미니카공화국, 베네수엘라 등 6개국에서는 해당 부문 수익도 선두를 차지했답니다. 1대1 대결, 4인 서바이벌, 혼자 즐기는 방식 등 다양하게 야구 게임을 즐길 수 있고 게임 안에서 나만의 타자를 키울 수도 있게 했던 게 먹혔다는군요.











"운이 좋았습니다. 모바일 게임은 매월 전 세계에서 3000~4000개씩 새로운 게임이 쏟아집니다. 그런 격전지에서 1월부터 인지도를 쌓았고 3월에는 이미 손익분기점을 넘어섰을 정도가 됐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연말 매출 120억원도 내다볼 수 있을 듯합니다."




역시 '전통의 강호'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대표는 지난 20년간의 창업 경험이 있다 보니 다시 시작했을 때는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고 소개해요. 가령 핵심 개발팀은 10여 명 단위로 가되 지원 부서는 최대한 가볍게 유지하고 여타 프로젝트팀들과도 언제든 협업이 가능하도록 조직을 운영하는 식이지요. 또 창업 공신들은 물론 신규 입사자에게도 이 대표가 개인 지분에서 일부를 무상으로 증여하고 스톡옵션도 투자자들의 투자 단가보다 훨씬 낮은 가격으로 지급했습니다. 이래야 모든 직원들이 회사의 주인의식을 가질 수 있기 때문이란 게 이 대표 철학입니다.




그 밖에도 현재 3~4종 여러 장르의 타이틀을 개발 중이라고 합니다. 다음은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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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최근 '홈런클래시'를 냈는데 컴투스의 홈런더비와 비슷하다는 일부 시각도 있습니다.




A: 컴투스에 있을 때 히트작이었던 '홈런배틀3'를 만들고 싶었지만 당시 모바일 게임 시장의 주 매출이 RPG 장르에 집중되면서 대부분의 능력 있는 PD들은 대작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강해서 뜻을 이루지 못했어요. 홈런더비라는 동일한 콘셉트다 보니 '홈런배틀'과 비슷해 보일 수 있겠지요. 하지만 '홈런배틀'을 출시한 지 7년이 지난 지금까지 홈런더비 장르에서 이를 뛰어넘는 게임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직접 새로운 버전의 게임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으로 글로벌 타깃 지향의 그래픽과 게임 시스템 등을 적용해 홈런클래시를 내놓게 된 겁니다. 최근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50여 개국에 선보였는데요. 특히 야구 비인기 국가인 유럽 지역에서도 긍정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해긴에서 만드는 다른 게임들 역시 시장에서 비슷한 게임으로 비칠 수 있지만 각자 장르의 특색을 갖추고 독창적인 게임을 만들어 차별화를 꾀하고 있어요. 게임 이용자들은 비슷한 거 같아도 재밌는 게임을 금방 가려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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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랜 기간 창업, 경영 후 다시 휴식을 하면서 기업 문화도 많이 생각해봤을 거 같습니다. 컴투스 시절 이런 건 미리 알았다면 시행착오를 안 했을 텐데 싶었던 게 있었나요? 이번 재창업에서 실제 적용해서 실수를 줄였을까요?




A: 회사 문화에 많은 신경을 썼습니다. 컴투스에서도 그렇게 했지만 공정하고 서로 돕는 회사 문화가 정말 중요하거든요. 회사가 잘되면 구성원들도 다 같이 즐거울 수 있는, 각자의 장점을 살리고 동료를 도우면서 다른 팀의 성공도 내 성공같이 기뻐할 수 있는 그런 회사로 만들고 싶었습니다. 많은 경영자들이 "사장처럼 생각하라"고 직원들에게 강조하지만 그럴 만한 동기를 부여하지 못한다고 생각합니다. 해긴은 전 직원이 주주입니다. 창업 후 지금까지 합류한 거의 모든 직원들에게 제 개인 지분을 무상으로 증여했고 스톡옵션도 부여하고 있습니다. 컴투스 때는 초기부터 개인 자금이 별로 없는 상태에서 시작하다 보니 개인 지분이 낮아 지분을 무상으로 주기 어려웠고, 스톡옵션도 주주들의 허락을 받는 데 매번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매년 주주총회 때마다 스톡옵션 발행에 반대하시는 주주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힘들었습니다. 성공의 과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정한 환경이야말로 회사 구성원들이 스스로 동기를 부여해 힘낼 수 있는 중요한 원칙이라 생각합니다. 이번에는 그것이 가능한 만큼 기쁨을 함께 공유하고 성공하면 그 수확을 같이 나눌 수 있는 문화를 보다 확실하게 만들어나가려 하고 있습니다.




Q: 인사 정책 중 직원들이 성공한 팀이 받는 인센티브의 10%를 다른 팀과 공유한다는 계획이 있던데 같은 맥락인가요?




A: 네. 인재 채용 기준은 '착한 사람'입니다만 입사했을 때 누군가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팀원들과 경쟁하는 사람이 아닌 팀, 회사와 함께 성장하겠다는 마음을 가진 인재가 회사에 많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시작했는데요. 아직까지는 회사 전체가 한 팀이란 분위기로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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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해긴은 스포츠 게임, SNG 등 한국 게임사들이 상대적으로 덜 집중하는 분야에서 차별화를 꾀하려 하는데.




A: 잘되는 게임을 보고 따라가면 승산이 낮을 수밖에 없어서입니다. 특히 한국 시장은 예전보다 엄청 커졌지만, RPG나 가챠, 중국 스타일 등으로 쏠림 현상이 심한 기형화된 시장입니다. 반면 북미, 유럽은 새로 나오는 게임마다 창의성이 높고, 이런 게임이 성공하는 사례들이 많습니다. 실제 다운로드나 매출 상위권을 비교해도 RPG 장르보다 실시간 대전, SNG, 시뮬레이션 등의 장르가 높은 비중을 차지합니다. 무리하게 남들이 하는 게임을 따라가지 말고 저희만 할 수 있는 게임으로 처음부터 국내 매출 20%, 해외 80% 전략을 쓰고 있습니다. 또 수익 모델도 기존 인앱(In-app·앱 내에서 유료 아이템 구매 유도) 매출 외 게임 특성에 따라 광고 등 수익 구조 형태를 다각화해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계획입니다.




Q: 한국에서는 이미 활성화됐다가 이제는 성숙기에 접어들었다지만 트위치 등 e스포츠 사업이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확산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해긴도 이와 관련한 사업을 준비하거나 실제 성과를 내고 있는 사례가 있는지요?




A: 이전 e스포츠가 기업들의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됐다면 이제는 인프라스트럭처가 발달하고 관심도가 범세계적으로 높아짐에 따라 자체 수익성을 갖춘 사업으로 진화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스마트폰 게임으로 대회와 중계를 하는 것이 편해짐에 따라 PC 게임 중심의 예전 e스포츠보다 사용자를 더 쉽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다만 아직도 '배틀그라운드' '리그오브레전드' '스타크래프트' 등 PC 게임이 e스포츠 문화에 미치는 영향력이 압도적이고 PC와 다른 모바일 게임 시스템을 그대로 대회에 적용하기에는 힘든 부분이 많긴 합니다. 특히 모바일 게임 특성상 돈을 많이 쓰는 사용자가 게임을 더 유리하게 이끌어가게 해주는 '페이투윈(pay-to-win)' 시스템 때문에 쉽게 자리 잡지 못한 측면도 있어요. 홈런클래시나 준비하고 있는 신작 역시 실시간 대결 게임 형태로 e스포츠에 적합한 장르인데요. '페이투윈' 시스템을 개선하고 최대한 동일한 조건에서 유저들의 실력으로만 대결할 수 있는 모드 도입도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용자들이 직접 상금을 걸고 토너먼트를 열 수 있는 모바일 e스포츠 전용 플랫폼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는 건 좋은 현상입니다. 해당 플랫폼을 통한 소규모 대회도 검토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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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앞으로 어떤 회사를 만들고 또 기억되고 싶은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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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해긴' 하면 사람들이 즐겁고 보람차게 근무하고 있는 게임회사로 떠올릴 수 있게 만들고 싶습니다.




[박수호 매경이코노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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