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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살만한 세상] 미화원들이 무료 뷔페 발길 끊은 이유 [기사]

작성자 달려라
작성일 19-01-16 07:32 | 조회 1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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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환경 미화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무료로 식사 제공을 해오던 라오덩씽. 꽤 공들여 식단을 짜고 찾아준 이들에게 친절을 다했지만 어느 순간부터 미화원들들이 발길을 끊었습니다. 무슨 일일까요.

중국 충칭시 위베이구 한 식당 사장인 라오씨는 지난 7월부터 미화원들을 위해 아침 뷔페를 무료로 운영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벽 5시부터 인근 도로를 말끔하게 청소해주는 미화원 대부분이 아침 식사를 거른 채 일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고안한 아이디어였죠.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진 뒤 미화원들은 반신반의로 라오씨의 식당을 찾았다고 하는대요. 이게 웬 일, 정말 돈을 받지 않고 맛있는 음식을 무한대로 제공해주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무료 뷔페가 입소문을 탄 지 3개월 뒤인 10월부터 미화원들 발길이 뜸해졌습니다.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라오씨의 식당을 찾지 않았다고 합니다. 라오씨가 새벽같이 나와 동향을 살펴보니 미화원들이 그의 식당 바로 옆 건물에서 아침 식사를 하고 있었다는대요.

라오씨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무료 뷔페를 마다하고 옆 식당으로 향하는 건 분명 자신의 식당에 큰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라오씨는 혹시나 식당 직원들이 미화원들에게 불친절한 태도를 보인 것은 아닌지 묻기도 하고 무료 뷔페 식단도 살펴봤지만 문제점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궁금해진 라오씨가 한 미화원에게 다가가 이유를 물었습니다. 미화원이 쭈뼛대며 들려준 말은 의외였습니다. 무료로 양질의 음식을 먹는 것이 미안했다는 거죠. 그는 “공짜로 밥을 먹는 것이 미안해 여러 번 돈을 냈지만 한사코 거절해 안 가게 됐다”고 털어놨습니다.

이후 라오씨는 돈을 받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7위안(약 1100원)을 받는 대신 기존보다 더 양질의 뷔페를 제공하기로 했죠. 메뉴도 재정비했습니다. 이전보다 영양소가 풍부한 재료를 엄선했고, 반찬도 풍성하게 구성했습니다.

그러자 다시 미화원들이 라오씨의 식당으로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들 뿐만 아니라 인근 공사장 일용직 노동자까지 만찬을 즐기기 위해 그의 식당을 방문했고요. 이들은 라오씨에게 거듭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지금은 둘도 없는 친구가 됐다고 합니다.

고마움을 전하고자 자신의 자리에서 최고의 선의를 베푼 사장님, 그런 사장님이 고맙고 미안해 짐이 되길 한사코 거부한 미화원들. 이들 사이에는 그저 음식만 오고 간 게 아니었습니다. 사장님이 베푼건 온정이었고, 미화원들이 돌려준 건 보은(報恩) 아니었을까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박민지 기자 pmj @ kmib . co . 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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